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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고혈압과 다른 '폐동맥 고혈압'…돌연사 위험 높아

by 파스칼바이런 2017. 11. 26.

일반 고혈압과 다른 '폐동맥 고혈압'…돌연사 위험 높아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 입력 : 2017.11.13 15:07

 

 

 

 

대부분의 고혈압은 생활습관을 관리하고 약물을 먹으면 합병증 없이 일반인과 다름없이 지낼 수 있다. 그러나 폐에 생긴 폐동맥 고혈압은 다르다. 폐동맥 고혈압은 국내 환자가 3000~5000명 정도로 적지만, 진단 후 평균 셍존기간이 2~4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폐동맥 고혈압은 말 그대로 폐동맥의 혈압이 매우 높은 질환이다. 폐의 정맥·동맥·모세혈관 등 다양한 혈관에 고혈압이 생길 수 있는데, 그중 정맥과 모세혈관에 생긴 고혈압은 심장·폐 질환이 원인이므로 이를 치료하면 해결된다. 그러나 폐동맥 고혈압은 혈관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생활습관 보다는 폐동맥 자체가 두꺼워지는 게 원인이다. 폐동맥 고혈압은 자가면역 질환 환자에게 발생하기가 쉽다. 자가면역 질환자는 몸 어디에든 염증이 생길 수 있다보니, 염증이 쌓여 폐동맥을 좁아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약물 독성도 원인으로 꼽히는데, 식욕억제제 등 다이어트약을 복용하면, 자율신경계가 영향을 받아 폐혈관에 무리가 가고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

 

폐동맥 고혈압이 위험한 이유는 동맥이 다른 혈관과 달리 압력을 견디는 힘이 약하기 때문이다. 혈압이 급하게 오르면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심부전으로 이어지거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가슴통증과 어지럼증이 생기고, 심한 경우 실신·돌연사할 위험도 크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분석 결과 폐동맥고혈압 진단 후 1년 생존율은 76.5%, 3년 생존율은 56.8%로 나타났다. 환자의 절반 정도가 3년 내에 사망하는 것이다. 언제 돌연사 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폐동맥 고혈압 환자 상당수가 우울증을 앓는다.

 

폐동맥 고혈압은 병세가 악화하는 게 눈에 잘 띄지 않고, 진단도 어려운 편이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폐동맥 고혈압 환자가 진단을 받기까지 2.5년이 걸리고, 2~3번 오진을 경험한다. 폐동맥 고혈압은 일반 고혈압에 쓰이는 약이 아닌 엔도셀린 수용체 길항제·포스포디에스터라아제 억제제·프로스타싸이클린 제제·폐혈관 확장제 등을 사용해 치료한다. 약물 치료의 효과가 없으면, 수술 치료를 한다. 심장에 구멍을 내 직접 폐동맥의 압력을 낮추거나, 심한 경우 폐 이식 수술을 할 수 있다. 환자의 불안감·우울감을 완화하기 위한 정서적 지원도 중요하다.

 

 


 

 

폐동맥고혈압, 美보다 생존율 낮아… 고혈압과 다른 치료 필요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 입력 : 2017.11.08 06:00

 

 

[헬스 특진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폐고혈압센터

 

장혁재 교수팀, 국가 데이터 분석 1년 생존율 76.5%, 3년은 56.8%

효과 떨어지는 약 처방됐기 때문… 전문 치료제 복용, 생활 관리 중요

 

 

폐동맥고혈압은 자가염증 등으로 인해 폐동맥이 좁아지고 압력이 높아지는 질환으로, 국내 환자수가 5000명 정도에 불과한 희귀질환이다. 폐동맥고혈압은 진단 후 평균 생존기간이 3년에 불과한 치명적인 질환이라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정부 주도 하에 환자등록사업을 하고 있다. 환자등록사업을 통해 국가적으로 데이터가 수집되면 유병률·환자 특성 등에 대해 알 수 있고,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에 정책 수립과 연구, 치료제 개발 등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폐동맥고혈압 환자수가 적어 국가적인 환자등록사업에서 소외돼 있는 상황이다. 최근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폐고혈압센터 장혁재 교수팀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폐동맥고혈압의 발생률·유병률, 환자 특성, 치료율, 생존율 등을 분석했다. 장혁재 교수는 "지금까지 폐동맥고혈압 관련 자료는 모두 해외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며 "한국 환자만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전국적인 조사를 했다"고 말했다.

 

◇ 폐동맥고혈압 환자, 유럽보다 많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폐동맥고혈압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총 1만4255명이다. 폐동맥고혈압은 오진율이 높아, 장혁재 교수는 2008년 이후에 진단을 받았으면서 폐동맥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3450명을 진짜 환자라고 보고 분석했다. 이들을 바탕으로 폐동맥고혈압 발생률을 따져본 결과, 한 해 100만명당 8.9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2016년 기준 유병률(有病率)은 100만명당 33.99명이었다. 환자의 평균 나이는 55세이고, 여성 환자가 68.8%를 차지했다. 장혁재 교수는 "폐동맥고혈압은 외국에서 많은 질환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는 큰 착각"이라며 "한국의 발생률과 유병률은 프랑스·스페인·영국 등의 유럽 국가보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또한 젊은 여성에게 많은 병이라고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 환자의 평균 나이는 50대라고 장 교수는 설명했다.

 

◇ 환자 절반이 효과 떨어지는 약제 사용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예후는 어떨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분석 결과, 폐동맥고혈압 진단 후 1년 생존율은 76.5%, 3년 생존율은 56.8%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2001~2009년)의 1년 생존율 90.5%, 3년 생존율 64.5%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장혁재 교수는 "폐동맥고혈압의 생존율은 1990년대 말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크게 좋아졌는데, 한국 환자의 생존율은 치료제 개발 전인 1980년대 미국 환자와 생존율이 비슷할 정도로 좋지 않다"며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폐동맥고혈압 환자에게 처방된 약을 봤더니 환자의 절반이 일반적인 고혈압 약인 칼슘채널 차단제(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물)를 처방받고 있었다. 폐동맥고혈압은 완치는 되지 않지만 증상을 완화해 급사를 막는데 효과적인 약제가 나와있다. 장혁재 교수는 "의사들이 병에 대해서 심도있게 잘 몰라 약을 안 쓰는 것"이라며 "환자가 경제적 부담이 높아 약을 못 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폐동맥고혈압 전문 치료제로는 엔도셀린 수용체 길항제, 포스포디에스터라아제 억제제, 프로스타싸이클린 제제 등이 있다.

 

◇ 환자 교육 담당하는 코디네이터 역할 커

 

폐동맥고혈압 환자는 눈에 병색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계단을 조금만 올라가도 숨이 차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데, 이를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병에 대한 이해가 적어 치료제만 잘 복용해도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지만, 취업의 벽이 높다. 장혁재 교수는 "환자의 상당수가 우울증을 가지고 있다"며 "병에 대한 홍보와 함께, 환자의 일상생활 관리, 정서적 지지 등을 해주는 코디네이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폐고혈압센터에서는 2명의 코디네이터가 상주하고 있다. 전담 코디네이터는 질환에 대한 정보, 피임·직장생활 등 일상생활 관리, 의료비 지원 사업 등에 대해 상담을 해주고 있다.

 

☞폐동맥고혈압

 

폐동맥에 생기는 고혈압. 심장에서 혈액이 뿜어져 나가는 혈관(동맥·모세혈관 등)에 생기는 일반 고혈압과 다르다. 폐혈관은 높은 압력에 취약해 치료를 하지 않으면 호흡곤란이나 심부전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