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톨릭 관련>/◆ 성 경 관 련

[생활 속의 복음] 사순 제3주일 (요한 2,13-25)

by 파스칼바이런 2018. 3. 6.

[생활 속의 복음] 사순 제3주일 (요한 2,13-25)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가톨릭평화신문 2018. 03. 04발행 [1454호]

 

 

 

 

이기심과 욕심으로 유혹에 빠지는 순간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참으로 많은 것들이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언제가 어떤 형제님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카페에 가서 커피를 주문해서 받은 다음 나오는데 조금 이상하더랍니다. 글쎄 분명히 만 원짜리 지폐를 냈는데, 자신의 손에는 오만 원짜리 지폐가 들려 있던 것이지요. 거스름돈이니까 6000원이 손에 있어야 하는데 5만 1000원이 있는 것입니다. 순간적으로 갈등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거의 동시에 전날 대리기사에게 1만 5000원을 줘야 할 것을 5만 원짜리와 5000원짜리를 혼동해서 6만 원을 준 것이 생각났거든요. 즉, ‘어제의 손해를 이렇게 메우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그런데 너무 기분이 좋지 않아서, 결국 오랜 망설임 끝에 다시 카페에 5만 원을 돌려주었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문제는 그 카페 직원의 반응이었습니다. 건성으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고 자신의 행동을 아주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더라는 것입니다. 다시 이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괜한 짓을 했구나.’

 

형제님께서는 기도하면서 이 일이 생각났고 크게 반성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돌려주어야 할 것인데도 욕심으로 인해 망설였던 자신의 모습, 또한 대단한 것을 한 것도 아닌데도 인정받고 칭찬받으려는 허영심을 보게 된 것이지요.

 

어쩌면 누구나 이러한 경험이 한두 번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당연한 것을 했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대단한 것을 한 것 같은 착각 속에 빠지고, 악을 피하고 선을 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내 안의 이기심과 욕심으로 인해서 각종 핑계를 대며 악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유혹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증거입니다.

 

유혹을 물리칠 수 있는 주님과 함께해야

 

문제는 이 유혹에 넘어가면 그렇게 마음이 편하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불편한 마음과 함께 부정적인 생각이 함께 자리합니다. 여기에 지금 이 순간을 기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그래서 유혹을 물리칠 수 있는 주님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님을 통해서 세상의 어떤 유혹도 거뜬하게 물리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많은 이들이 주님의 곁을 떠나고 있습니다. 주님을 멀리하니 세상의 많은 유혹에 자유롭지 못하고, 이로써 더 어렵고 힘든 삶을 살 뿐입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성전을 정화하십니다. 사랑을 그토록 강조하셨던 주님께서 폭력적으로 보이는 유일한 부분입니다. 즉, 채찍을 휘둘러서 장사꾼들을 모두 성전에서 쫓아내셨고, 환전상들의 돈을 쏟아버리고 탁자들을 엎으십니다.(요한 2,15-16 참조) 사랑이 아니라 왜 폭력을 다 쓰시면서 정화하려고 하셨을까요? 세상의 물질적인 것들에 대한 유혹을 이기지 못한 사람들이 하느님의 집을 더럽히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자들과 환전꾼들은 하느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비싼 가격에 번제물을 팔고, 성전에서만 통용되는 돈을 만들어서 웃돈을 받아 환전을 해주었던 것은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불의는 당시 종교 지도자들의 인정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모두가 하느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재물을 섬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모세에게 전해준 “너에게는 나 말고 다른 신이 있어서는 안 된다”(탈출 20,3)는 하느님 말씀을 어긴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불의가 마치 정의인 것처럼 내세우는 저들의 뻔뻔함에 화가 나실 만도 하지 않습니까?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요한 2,19)

 

유혹에 넘어가서 하느님을 멀리하는 성전은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신 모든 유혹을 이기신 예수님 스스로가 죽음과 부활을 통해 거룩한 성전이 되십니다.

 

이제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힘이시며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1코린 1,24)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면서 오로지 주님만을 섬기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모든 유혹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참된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전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