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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복음] 사순 제5주일 (요한 12,20-33) 한 알의 밀알, 이 시대의 영웅이 됩시다 가톨릭평화신문 2018. 03. 18발행 [1456호]
교회 위기, 기도로 극복하다
4세기에 박해가 끝나자 그리스도의 삶을 온전히 따르고자 하는 이들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그리스도를 가장 잘 본받는 길은 십자가 위의 죽음을 따르는 순교라고 여겼는데, 이제 순교가 불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성직자와 수도자들의 지위가 올라가면서 교회는 세속화에 빠집니다. 돈을 주고서 성직을 사고파는 성직매매까지 이루어지면서 주님께서 경고하셨던 부와 명예만 추구하는 장사하는 집이 된 것입니다. 교회의 부패가 나타나기 시작했던 것이지요. 많은 이들은 교회가 사라질 수 있는 커다란 위기로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상태를 어떻게 극복했기에 지금 현재까지 교회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바로 기도하는 사람들의 힘이었습니다. 당시의 교부들은 실제 피를 흘리는 순교도 중요하지만, 평생 하느님을 따르기 위해 자신과 싸우는 의지의 순교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수도자들의 헌신이 생겼습니다. 수도자들은 척박한 땅으로 들어가서 오로지 하느님만을 따르기 위해 자신과 싸웠습니다. 끔찍하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극기와 보속을 실천하면서 기도와 묵상에 전념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하느님의 집인 교회가 은총을 파는 거룩한 곳이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교회 안에서 커다란 위기가 다가왔을 때에 이렇게 늘 영웅이 있었습니다. 바로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지금까지도 교회가 유지될 수 있는 커다란 힘이었습니다.
이 세상 안에서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지금 현재 교회의 큰 위기가 왔다고 말합니다. 아니 교회를 뛰어넘어 이 세상에 커다란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불안해합니다. 누구는 몇몇의 잘못으로 인해서 교회나 세상이 혼란과 위기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몇몇의 영웅으로 인해서 교회나 세상이 다시 변화되어 성장될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께서도 원하시는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고 말씀하시면서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세상 안에서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이를 직접 모범으로 보여주셨습니다. 당신의 십자가 죽음을 통해서 얼마나 많은 열매가 맺을 수 있었습니까? 제2독서의 히브리어 저자가 말한 것처럼, 하느님의 외아드님이시지만 직접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보여주셨고 이로 인해 하느님의 뜻인 구원이 우리 곁에 다가올 수 있었습니다.(히브 5,8-9 참조) 이것이 바로 오늘의 제1독서의 예레미야 예언자가 말한 새계약이 완성되는 것이었습니다.
머리에 재를 뿌린 재의 수요일로 시작한 사순시기가 벌써 5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사순시기에 우리는 얼마나 주님과 함께하고 있었을까요? 아직도 나 자신만을 사랑하면서 주님으로부터 받은 밀알 하나를 소중하게 간직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주님의 뜻이 많은 열매를 맺지 못하고 그래서 이 세상 안에 힘들어하는 줄어들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인생의 목적이 자기만의 편안과 유익을 위한다면 길을 잃게 됩니다. 자기만을 위해 산다면 많은 돈을 벌고 높은 지위를 얻는다고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편안함이 좋은 것 같지만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맑은 날만 있으면 세상은 사막이 된다고 하지요. 우리의 인생 역시 좋은 날만 있으면 영혼이 메마르면서 지루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고, 이 안에서 죄의 굴레에 빠지고 마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나 혼자만의 편안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평화입니다. 나 자신을 버리고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는 모습. 그래서 주님으로부터 받은 한 알의 밀알이 죽어서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을 때 주님께서 주시는 진정한 평화와 기쁨을 얻게 될 것입니다.
▲ 조명연 신부 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전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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