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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칼럼] 포용 복지사회로 가는 길 홍진 클라라(사회복지평론가) 가톨릭평화신문 2019.01.06 발행 [1497호]
무술년(戊戌年) 한 해가 지나고 기해년(己亥年)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정말 다사다난했다는 생각이다. 특히 사회복지계에서는 더욱 그랬다.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가 그랬고, 여기저기서 터진 저소득층들의 ‘고독사’를 포함한 살인 사건들은 우리에게 안타까움을 더했다.
고시원 화재 사건을 보자. 생활비 절약을 위해 창문도 없는 한 평짜리 고시원 방에서 지내야만 했던 그들. 대부분 50~70대의 생계형 일용직 노동자들이었다. 이들은 서로 친분도 없고, 서로 인사도 나누지 않고 지냈다는 후문이다. 사망자 7명 중 4명은 빈소도 없이 세상을 떠났다. 관리 체계의 부실함 때문에 발생한 화재 사고였지만, ‘비참함을 거부할 수 없었던 개인의 선택’으로 고시원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삶이었다.
충북 증평의 조그만 아파트에서 발생한 모녀 사망 사건도 빼놓을 수 없다. 가족의 생계를 담당하던 남편이 사망한 이후, 고정수입 없이 생활해오던 40대 여성이 빚 독촉 등 생활고에 시달려 겨우 4살 된 딸과 동반 자살했다. 이들은 사망한 지 3개월이나 지나서야 발견됐다. 5년 전에 발생한 서울 송파 세 모녀 사건과 유사하다. 복지 사각지대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광주에서 벌어진 3남매 화재 사건도 마찬가지다.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감과 생계비 부족 등 생활고에 시달려오다가 잦은 빚 독촉을 받자 엄마가 불을 질러 어린 3남매가 숨졌다. 20대 초반의 젊은 부부가 구청의 긴급생계지원비에 의존해 생활하면서 자녀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 사건은 어쩌면 이미 예상되었고, 미리 예방할 수도 있었던 일이라는 지적이다. 그런 만큼 정부는 복지 사각지대를 점검하고, 사회 곳곳에 복지 지원 체계를 확립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정부의 복지 이념이나 철학, 세부적인 지침들이 소외된 저소득층들의 마음을 보듬어주기에는 아직 한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복지는 ‘포용(inclusion)’이 기본이다. 소외된 국민들이 사회적으로도 배제되지 않고 포용 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는 선진 서구 사회에 비해 짧은 기간 동안 비약적인 경제성장과 빠른 사회변동의 과정에서 계층 간, 집단 간, 세대 간 사회 갈등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그런 만큼 정부를 비롯한 국민들의 포용적 태도와 사회적 합의, 계층 간 타협과 협력에 기반을 두는 복지정책이 요구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재임 이후 교황청 개혁 작업의 일환으로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를 만든 것도 눈에 띈다. 교회가 사회적 약자들을 돕기 위해 신설했는데, 교황은 개인의 발전과 사람들 전체의 발전, 즉 ‘온전한 발전’의 의미를 내포한다. 교황은 민족들의 통합이나 연대와 보조성의 공동체적 통합, 육체와 영적인 통합이 온전한 인간 발전을 도와준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인간은 소외가 아닌 각자의 존엄성으로 사회 안에 진정한 포용(Inclusion)이 이뤄지면, 인류에게 평화와 희망의 미래가 보장된다는 의미다.
포용 복지를 지향하는 국가는 국민들의 사회적 포용을 높이고, 사회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사회 통합을 위해서는 소외된 저소득층들을 온전한 인간 발전에서 제외하지 않고 통합의 실현을 추구해야만 한다. ‘포용 복지사회’를 만들어가는 길은 험난할 수 있지만, 결국 ‘복지국가’를 이룰 수 있는 대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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