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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재수생 바라보는 시각 바꿔야 (백형찬, 라이문도, 서울예대 교수·교육학 박사) 가톨릭평화신문 2019.02.24 발행 [1503호]
2019학년도 서울대 정시 합격자를 분석한 결과, 재학생 비율은 감소하고 재수생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합격자 가운데 재학생은 43.1%, 재수생은 40.2%, 삼수생은 15.3%를 차지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입시전문가들은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불수능’으로 어렵게 출제되어 수능 경험이 많은 재수생이 더욱 역량을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2020학년도 수능은 더욱 쉬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능 시험을 총괄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도 수능 시험을 복잡하지 않게 출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이유로 수능 시험에서 낮은 등급을 받은 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재수학원으로 몰렸다. 유명 입시학원은 상위권 학생들이 몰리면서 종합반이 일찍 마감되었고 대기자까지 받았다.
재수의 사전적 의미는 ‘한번 배웠던 학과 과정을 다시 배움. 특히 입학 시험에 낙방한 뒤에 다음 시험을 대비하여 공부하는 것’이다. 재수의 한자어인 ‘再修’에서 ‘修’는 닦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재수는 ‘몸과 마음을 다시 닦는다’는 뜻이다.
재수생에게는 재학생 때보다 더욱 철저한 자기 관리가 요구된다. 재학 시절에 아마추어 정신을 갖고 생활했다면 재수 시절은 프로 정신을 갖고 임해야 한다. 한번 실패를 맛보았기 때문에 이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많은 사람이 ‘재수를 하면 성적이 올라갈 수 있을까?’ 하고 걱정한다. 한 입시학원에서 분석한 자료를 보면 10명 중 9명은 성적이 올라갔다고 한다. 1년이라는 시간을 잘 활용하면 성적은 올라간다. 이것은 많은 재수 선배들이 들려주는 경험적인 말이다.
나도 재수를 했다. 당시 서울 명문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은 교복을 입고 가슴에는 학교 배지를 달고 다녔다. 그러한 동창들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인천역에서 새벽 첫 전철을 타고는 서울에 있는 종합학원에 다녔다. 수업이 끝나면 막차를 타고 내려왔다.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학원 강사들은 어려운 과목들을 새로운 방법으로 가르쳐주었고, 나는 점차 입시 공부의 요령을 터득했다.
재수하면서 늘 모택동의 전술을 생각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였다. 결국 예비고사(지금의 수능)에서 높은 성적을 받았다. 스카이(SKY)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성적이었다. 당시 고려대에서는 예비고사 성적만으로 전형하는 특별전형제도가 있었다. 나는 그 전형에 응시해 합격했다. 그때의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대학에서도 재수 때처럼 열심히 공부했다. 그 결과, 단과대학에서 수석을 했다. 1보 후퇴하여 2보 전진한 것이다. 이렇듯 나의 재수 생활은 성공적이었다.
재수생을 바라보는 사회의 눈은 지금도 따뜻하지 않다. 그 시각을 바꾸어야 한다. 재수생도 이 땅의 청소년이다. 또한, 이 나라를 이끌어 나갈 중요한 인적 자원이다. 이런 차원에서 재수생을 출신 학교, 지역사회, 정부가 함께 도와야 한다. 출신 학교에서는 재수생에 대한 추수(追隨) 지도 체제를 갖추어 진로 지도를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각 지역에 위치한 청소년센터와 입시학원은 진로·상담전문가를 배치하여 재수생의 진로 지도와 정신 건강을 도와야 한다. 또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청소년 예산 중 별도의 재수생 지원 예산을 책정할 필요가 있다. 국가와 사회는 재수생을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이 나라를 이끌어갈 인재가 그들 가운데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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