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홍 시인 / 북천역(北川驛)
완사역 지나면 다솔사역, 다음 역이 북천역 완행 열차는 여덟 시 십 분에 도착하였다 뽀얀 피부를 가진 시내에서 통근하던 여 선상님 담에 크면 색시 삼았으면 했더랬다
바람이 불면 코스모스가 나풀거리고, 코보와 난 선상님 치마가 뒤비진다, 안 뒤비진다 내기를 하곤 했다
축구부 선상과 결혼해서 열차를 따라 간 하얀 코스모스
운동회 날 나는 달렸다 축구부 남 선상이 미워 달렸다
일등 상품을 받고 웃지 않았다 코보는 코만 훌쩍거렸다
졸업식 날 울었다 자꾸 서러웠다
지금은 옥종초등학교 북천분교 옛날엔 북천국민학교
들꽃이 간살부리는 가을에 꼭 가보는 북천역
웹진 『시인광장』 2017년 10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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