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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근대)

이상 시인 / 거울

by 파스칼바이런 2019. 6. 26.

이상 시인 / 거울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 것이요.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알아듣지 못하는딱한귀가두 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요.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 --- 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요.

 

거울 때문에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이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게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이상[李箱, 1910. 9. 23 ~ 1937. 4. 17〕시인

1910년 서울에서 출생.  총독부의 건축기수로 일하기도 하였으며, 1931년 〈이상한 가역반응〉을 발표하며 문단활동을 시작. 1932년〈건축무한육면각체〉를 발표하며 필명 '이상'을 처음 사용. '구인회'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조선중앙일보》에 〈오감도〉를 《朝光(조광)》지에 〈날개〉를 발표해 문단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음.

1937년 일본 동경대학 부속병원에서 28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소설 「날개」「종생기」, 동화 「황소와 도깨비」, 시 「오감도」「최후」「명경」, 수필 「산촌여정」「권태」 등이 있음. 전위적이고 해체적인 글쓰기로 한국의 모더니즘 문학사를 개척한 작가로 평가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