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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부활? 폴더블폰 시대 오나

by 파스칼바이런 2020. 8. 14.

전설의 부활? 폴더블폰 시대 오나

AhnLab 콘텐츠기획팀 l 2020-08-12

 

 

10여년 전 아이폰을 필두로 스마트폰이 세상에 출현한 후 핸드폰 모양이 밋밋해졌다고들 한다. 크기만 다를 뿐 전부 다 사각형 모양의 투박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이전 피처폰 시절에는 다양한 생김새의 아기자기한 핸드폰들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이던 스마트폰도 이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접는 스마트폰인 폴더블폰이 나오면서부터다. 최근에는 화면을 돌돌 말 수 있는 롤러블폰까지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접는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접이식(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출하량이 2019년 70만대에서 올해는 약 450% 성장한 390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5년간 폴더블 OLE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오는 2025년에는 출하량이 7310만 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스마트폰이 2019년 이후 6년 동안 100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다른 시장 조사기관인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SA)는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이 2019년 100만 대 이하에서 2025년 1억 대로 증가할 것이며 폴더블 스마트폰은 향후 10년 동안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폴더블 스마트폰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폴더블폰이 나오기까지 흑역사

 

 

삼성이 새로운 모바일의 탄생을 알리는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공개한 게 2019년 2월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삼성 갤럭시 언팩 2019’에서 처음 선보인 갤럭시 폴드는 세계 최초로 접히는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펼치면 7.3형, 접으면 4.6형의 기존에 없던 모바일 경험과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설명이었다.

 

(사진) 삼성 갤럭시 폴드

 

폴더블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접는’ 기능이다. 삼성이 갤럭시 폴드를 공개하기 몇 달 전에 중국 업체 로욜은 세계 최초의 폴더블폰이라며 플렉스 파이를 공개했지만 접는 부분의 디스플레이가 울퉁불퉁해지는 등 악평을 받았다. 삼성 역시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개발된 이후 8년 동안 기술 개발에 힘을 쏟았다는 후일담이다. 새로 개발한 힌지(Hinge, 경첩) 기술을 적용해 완전히 접히고 수만 번 접었다 펴도 변형되지 않도록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제품을 선보인 이후 미국 IT 매체들이 갤럭시 폴드가 결함이 있다고 잇딴 보도를 하면서 먹구름이 끼기도 했다. 스크린 보호 필름과 힌지(경첩) 부분이 여전히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었다. 제품 출시일을 5개월 가량 미룬 후에야 화면 보호막을 제거할 수 없도록 연장하고 힌지에 보호캡을 적용해 내구성을 강화한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 업체들 폴더블폰 잇따라 내놓아

 

삼성의 갤럭시 폴드가 첨병이었다면 그 다음 내놓은 갤럭시 Z 플립은 폴더블폰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젖히는 본부대와 같았다. 이번엔 양 옆을 열고 닫는 게 아니고 위아래로 열고 닫는 플립폰 형태로 휴대성과 디자인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사진) 삼성 갤럭시 Z 플립

 

지난해 9월 갤럭시 폴드로 폴더블폰 시장의 포문을 연 삼성은 두 번째 폴더블폰인 갤럭시 Z 플립을 앞세워 주도권을 굳히고 있다. 두 제품 모두 화면을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이며 좌우로 접는 갤럭시 폴드와 달리 갤럭시 Z 플립은 위아래로 접는 클램셸(조개껍질) 형태로 휴대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갤럭시 Z 플립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프랑스 등을 시작으로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출시됐으며 이 중 20여개국에서 초도 물량이 매진됐다는 자체 평가다.

 

이어 삼성은 지난 8월 5일 온라인 언팩 행사를 통해 2세대 갤럭시 Z 폴드2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실제 제품을 출시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토타입(시제품) 실물 사진이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퍼졌다. 이에 따르면 3개의 카메라가 장착됐고 커버 디스플레이 크기도 크게 확장돼 사용 편의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Z 플립이 출시되자마자 화웨이는 메이트 X에 이은 두 번째 폴더블폰 메이트 Xs를 출시했다. 메이트 Xs는 메이트 X와 같이 화면을 바깥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을 유지했고 폴더블폰의 핵심인 힌지를 강화해 내구성을 개선했다. 메이트 Xs 역시 예약 판매에서 120만대가 예약됐고 중국에 출시된 1·2차 판매에서 모든 물량을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메이트 X시리즈의 후속작인 ‘메이트 X2’를 하반기 내 출시할 예정이다.

 

(사진) 화웨이의 메이트 Xs

 

삼성과 화웨이에 이어 모토로라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폴더블폰 레이저(RAZR)를 내놨다. 레이저는 갤럭시 Z 플립처럼 가로축을 중심으로 위아래로 여닫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폴더블폰 레이저는 2004년 출시된 모토로라의 베스트셀러 제품인 플립폰 '레이저V3'와 외관이 꼭 닮았다. 접었을 때 모양은 정사각형에 가까운 작은 크기이며, 펼쳤을 때는 6.2인치로 일반 스마트폰과 비슷하다.

 

(사진) 모토로라 레이저

 

이처럼 폴더블폰이 대세로 떠오르자 애플이 폴더블폰을 만들고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애플이 폴더블폰에서 발생하는 디스플레이의 주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특허출원하면서 폴더블폰을 조만간 출시할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애플은 폴더블 아이폰 생산을 서두르기 위해 강화유리 전문업체인 코닝에 2억5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빠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에는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지) 애플 폴더블폰 랜더링 이미지

 

샤오미 역시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패널 수급을 타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샤오미가 공급을 요청한 폴더블 패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에 적용된 클램셸 방식의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이다. 샤오미도 지난해 중국 특허청에 갤럭시Z플립과 비슷한 디자인의 폴더블폰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폴더블폰에 이어 롤러블폰 대기

 

첫번째는 시장성이다.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도 폴더블폰이 선전했다고 하지만 올 1분기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약 6400만대 중 폴더블폰 비중은 약 100만대 남짓에 불과했다.

 

생각보다 부진한 이유는 높은 가격대이다. 삼성 갤럭시 폴드의 출고가는 239만원이었고 갤럭시Z 플립은 165만원이다. 화웨이의 메이트 Xs는 300만원대에 달한다. 이 같은 가격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삼성은 1천달러 안팎의 보급형 폴더블폰을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는 낮은 디스플레이 수율(생산품 대비 양품 비율), 경첩(힌지) 내구도 등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폴더블폰의 성장과 함께 더 나아가 롤러블폰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LG전자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공개한 롤러블TV에서 그 가능성이 인정됐다. LG전자는 미국특허청(USPTO)에 롤러블폰 특허를 등록했는데 두루마리처럼 생긴 좌우 2개의 원통형 막대 안에 돌돌 말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들어 있어 막대를 양쪽으로 당기면 두루마리처럼 화면이 펼쳐지는 방식이다. LG는 지난해 이와 유사한 원리로 화면을 3분할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롤러블폰 관련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이미지) LG 폴더블폰 특허 이미지

 

삼성 역시 지난해 롤러블폰 기술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디스플레이의 일부를 기기 뒷면에 밀어 넣어뒀다가 필요할 때 위로 빼서 확장하는 방식이다. 피쳐폰 시절 슬라이드폰을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기기 본체 내에 모터를 내장해 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화면을 확장하는 것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