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본 시인 / 고독의 무중력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나를 찾으려 하지 마 나를 찾는 순간, 나는 사라지지 내가 있는 곳은 깊고 서늘한 처음의 어둠 속이야, 어둠 속의 별 혹은 별빛 같은 것이 나야, 아무것도 밝히지 못하고 스스로만 밝히는 저 별 혹은 별빛 같은, 그래서 우주의 안이면서 우주가 되지 못한 채 고독의 무중력으로 떠 있는 거야,
그래도 너는 나를, 별 아니면 별빛이라 부르지.
구석본 시인 / 가시
어느덧 우리는 울지 않는다. 뽑히지 않는 가시의 힘으로 꽃이 피어나는 봄밤에도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맨살처럼 부드러운 장갑 낀 손으로 장미꽃 한 송이 거침없이 꺾는다.
드디어 우리는 뿌리를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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