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채봉 시인 / 나그네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다 함께 있어도 함께 있고 싶다 떠나지 않아도 떠나온 것 같은 해질 무렵
정채봉 시인 / 알
지구는 알이다 사랑이 낳은 알 그래서 모든 사랑의 알들은 둥글다 지구처럼
정채봉 시인 / 흰구름
오는 줄 모르고 오고 가는 줄 모르고 가고 천천히 바래어져 버린 나의 사랑
정채봉 시인 / 인연
나는 없어져도 좋다 너는 행복하여라 없어진 것도 아닌 행복한 것도 아닌 너와 나는 다시 약속한다 나는 없어져도 좋다 너는 행복하여라
정채봉 시인 / 중환자실에서
탁자 위 맑은 유리컵에 담긴 물이 자꾸 먹고 싶어 입을 벌리다가 나는 내 육신이 불쌍해졌다 주인을 잘못 만나 이 무슨 고생인가 나는 내 육신에게 진정 사과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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