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순 시인 / 그대들 한 솥에 녹여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큰 의자만 타고 앉아, 권력으로 재고 황금으로 사람을 꼬는다. 보게나 그 감투 그 금력이 몇 대 몇 해를 가나.
멋도 맛도 모르는 것들이 잔뜩 허세만 부리고 서서, 허울만 보고 타산으로 사람을 맞는다. 하기야 욕심만 가득 찬 네가 높고 먼 것을 어찌 보나.
이 모양 요 꼴이라도 대통령도 내 속에 있다. 지구도 뱃속에 돌고 우주도 이 눈에 논다. 그대들 한 솥에 녹여 새롭고 참된 인간을 빚어보랴?
ㅡ시집 『문을 바르기 전에』(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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