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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교리 & 영성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좋지 않은 기억들

by 파스칼바이런 2022. 8. 15.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좋지 않은 기억들

가톨릭신문 2022-08-14 [제3306호, 15면]

 

 

부정적 기억에 매달리는 이유는

털어버릴 마음의 힘 약하기 때문

불편한 기억 내면에서 떨치도록

소리치는 방법 효과 볼 수 있어

 

 

 

 

사람들은 살면서 많은 경험을 하고 그것들을 기억의 창고 속에 보관한 채로 살아갑니다. 기억이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물밑에 가라앉은 물건처럼 무의식 안에 가라앉아 있습니다. 우리는 자주 그 속에서 기억들을 끄집어내어 만져보고 느껴보곤 합니다. 소위 추억을 되살리는 것입니다. 삶이 각박하다고 느껴질 때면 기억의 창고 속에서 그리운 추억들을 꺼내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위로를 받습니다.

 

문제는 좋지 않은 기억을 많이 가지고 사는 분들입니다. 이분들은 늘 마음이 편치를 않습니다. 좋지 않은 상황이라도 만나면 오래전의 좋지 않은 기억들이 한꺼번에 떠올라서 마음을 구정물로 채워버리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유난히 과거의 좋지 않은 기억에 시달리며 사는 분들이 있습니다. 왜 우울하고 부정적인 생각에 매달려서 힘들어하는 것일까요? 마음의 힘이 약해서 그런 것입니다.

 

시골길을 가다보면 신발에 흙도 묻고 풀도 들러붙기 마련인데 건강한 아이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자기 길을 갑니다. 그런데 약한 아이들은 자기 신발을 보면서 웁니다. 마음의 힘이 약한 아이들은 사소한 것들에도 마음이 무너지는데, 이런 현상은 어른들도 마찬가지라서 좋지 않은 기억이 올라왔을 때 훌훌 털어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소리 지르기입니다. 소리 지르기는 우리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고 무너뜨리려는 불편한 생각들을 우리로부터 떨어지게 만드는 힘을 갖습니다. 해외에서는 ‘GET OUT 요법’이라고 하는데 좋지 않은 기억들을 향해 내 안에서 나가라고 소리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마귀 들린 사람에게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고 소리치신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던 것입니다.

 

꼰대유머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천당에 아주 신심이 깊은 사람이 최근 입주했습니다. 생전에 주님 말씀이라면 돌을 콩이라 해도 믿을 만큼 독실한 신심의 소유자. 베드로가 주님께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그 사람을 칭찬해서 주님께서도 감동받으시고 그의 숙소를 당신 숙소 바로 옆으로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천당주민들의 민원이 폭주했습니다. 새 입주민이 한밤중에 천당 이 골목 저 골목 다니면서 ‘마귀야 나가거라’ 하면서 소리소리 질러대서 잠을 잘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님께서 그를 불러서 왜 그러는지 이유를 물으셨습니다.

 

그러자 그가 말하길 “천당주민들이 한결같이 새가슴인지라 자기가 대신 마귀를 쫓아내 주려고 소리를 질러댔다”고 하면서 자기가 잠도 안 자고 천당주민들을 위해 헌신하는데 너무들 한다고 눈물을 줄줄 흘리는 것입니다.

 

하는 수 없이 주님께서 그에게 새로운 보직을 주셨습니다. 천당마을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농지에서 새를 쫓는 소리꾼으로.

 

 


 

홍성남 신부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

홍성남 신부는 대학을 졸업하고 군 제대 후 사제가 된 늦깎이 신부다. 가톨릭 상담심리대학원에서 영성상담심리를 전공했다. 저서로는 「나는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 「화나면 화내고 힘들 땐 쉬어」, 「착한 사람 그만두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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