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종국 시인 / 9월 매미
철 지나 바람 분다고 웃음이 나올 때 저들은 아직 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9월은 장례를 준비 중인 해에서 멀어지는 외딴집
휘어진 나무 척추 끝에 매달려 여름의 지문을 지우는 동안 낯익은 울음에 구멍이 숭숭 뚫린다
행성에 깊은 그늘이 드리울 때 더욱 위험한 살아있는 것들의 목숨
바람이 체온을 낮추기 시작하면 뼈에 붙은 울음이 유성우처럼 몸을 던지고
비로소 매미는 저를 흔들어 제 몸에 마지막 울음을 새겨 넣는다
웹진 『시인광장』 2022년 9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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