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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영 시인 / 불일암 오두막
홀로 피는 건 산수유만은 아니지
말없이 말하는 법을 터득해 가지 끝 바람을 다스리며 몸만큼만 짚고 서 있는 오두막 밤비 소리 가고 덜렁, 헝겊 같은 새 한 마리 구름보다 가볍게 날아가고 숨소리 사라진 처마 밑 고드름으로 목을 축여 풍경風磬소리 다독인다 매도 없이 종일 우는 산 온기를 놓고 서늘한 이마 장엄이 없다 붙잡아도 더 놓을 것 없는 불일암 천추의 부름으로 한 걸음 다시 내딛어
노을을 탁발하는 동백꽃이 뜨겁다
박이영 시인 / 꽃잎으로 해가 길어졌다
함박눈을 접어두고 달맞이꽃을 그리는 그녀 하늘의 안쪽까지 걸어 그 너머로 이르며 아픈 무릎 발코니에 세운다
동쪽을 터치하면 질량이 너무 가벼울까 풍경소리로 날아갈까 눌러담은 이 커다른 캔버스의 거리는 액자의 틀을 넘어서 밤을 쏟아낸 체취로 컴컴하다
일렁일렁한 것은 말하는 것에 존재하지 않고
무한이 매달린 동쪽으로 불 켜진 방 하나를 발맞이꽃 셰어하우스로 놓아도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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