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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휘 시인 / 적멸굴
적멸굴 가는 길목 삶이 조용하다고 생각될 때 구름도 갈 길을 잃었을 때 올곧게 굽어진 길을 따라 적멸굴에 간다. 바람이 인다. 촛불이 줄서기를 한다. 잔잔한 촛불이 왼쪽으로 기운다. 나뭇잎들도 일제히 왼쪽으로 기울어진다. 풀꽃들은 길섶으로 기울어져 있다. 위태롭게 뿌리내린 조릿대가 붙잡아주고 있는 길 반쪽이 되어있는 길 길목을 지키는 나뭇가지에 노란리본을 매달아 놓는다. 적막을 깨우는 물소리 고요를 흔드는 바람소리가 키 낮은 바위에 내려앉는다. 적막이 멸하는 그곳 고요가 사라지는 그곳 동굴 속 깨우다 깨우치거나 깨어 나거라. 꽃은 꽃으로 살아야 한다.
김병휘 시인 / 느낌표를 흘려보낸다
빗소리!!!! 느낌표가 밀려오고 있다 물고기가 날고 있는 어도를 따라 숲에 갔다 비가 내렸다 아이 발자국들이 숲에 내렸다 아이들은 빗방울 위에 발자국을 찍으며 숲속을 걸었다 입술 모으고 바람을 만들어 휘바람을 불어본다 바람이 날렸다 산벚꽃이 떨어졌다 나뭇잎 흔들며 떨어지는 빗방울이 콧등을 적셨다 아이들이 촉촉해졌다 비에 젖은 아이들 웃음 소리가 푸르게 날고 물거품 일렁이고 있는 어도 콩튀듯 쏟아지는 빗방울 느낌표를 가두어 푸른 밀밭으로 흘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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