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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희 시인 / 그 겨울 안수사安峀寺
전라북도 완주군 계봉산鷄鳳山 자락에는 그 겨울 유난히 곶감이 장했다. 휘여휘여 산중턱 걸어올라 안수사安峀寺 일주문 들어서면 수염 터부룩한 스님네 법당 가득히 달마선사 닮은 너털웃음 울리고 요사채 벽으로 법당문 옆으로 훌훌 번뇌 벗고 살강한 법신으로만 걸리었던 바알간 감들과 수백 년 법문 들어 나이테 가운데쯤 부처가 새겨진 느티나무가 도량을 지키고 섰던, 훨훨 벗지 못한 번뇌 화두로 끌어안은 털보스님의 도반道伴스님도 곶감처럼 찬바람에 꼬당꼬당 말라가던, 그 해 겨울 안수사에는 참말로 곶감이 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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