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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형 시인 / 밤마다 초를 외 1편 김기형 시인 / 밤마다 초를 ​​ ​ 내 뒤에는 천사가 천사와 천사들을 이끌고 노래를 부르며 천사의 손을 세워 ​ 색을 지운 얼굴로 지나간다 ​ 온몸이 끄는 옷자락 바람이 지우는 발 ​ .. 2026. 3. 3.
강유환 시인 / 봄눈 외 1편 강유환 시인 / 봄눈 ​ ​ 때 잊은 눈이 중부 지방을 덮쳤다 기습적인 공격에 나무들 비명 지르고 밥 쪽으로 난 길고양이 길도 지워졌다 압사하기 직전인 꽃망울 옆 눈 속 헤집던 까치가 죽은 나뭇가지 물고 날아간다 ​ 네 .. 2026. 3. 2.
이기영 시인 / 지난날의 장미 외 1편 이기영 시인 / 지난날의 장미 쇄골이 살짝, 드러난 붉은 장미 손끝과 발끝에 힘을 준 채 코끝을 집중시키면 발가락의 진동이 머리끝까지 요동치다가 입술에 닿게 되지 아찔하게, 그때 흔들리는 건 반쯤 잠긴 현기증이 아닐까 잠시 의심하는 .. 2026. 3. 2.
곽문연 시인 / 소리의 집 외 1편 곽문연 시인 / 소리의 집 내 몸은 소리의 거처이며 통로였다 언제부턴가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알 수 없는 이명들이 몸을 흘러나간다 살아온 내력이 기록된 집 내 생의 테두리를 맴돌던 채록採錄의 지문이 조금씩 .. 2026. 3. 2.
고영서 시인 / 흔적 외 1편 고영서 시인 / 흔적 그때, 나는 집으로 가는 중이었는디 탕, 탕, 탕, 난데없이 오그라든 몸이 냅다 YMCA 뒷골목으로 뛰었는디 전일빌딩 쪽으로 헬리꼽따가 날아갔당께 고도 믿기지.. 2026. 3. 2.
김하경 시인 / 달의 법칙 외 1편 김하경 시인 / 달의 법칙 아버지는 상의 용사였다 6.25 참전 때 철원에서 한쪽 다리를 잃었다 댕강 떨어져나간 한쪽 다리 오남매 배는 늘 허전하게 채워졌고 의족 끼운 아버지 한쪽 엉덩이가 보름달처럼 부풀었다 왼쪽 발바닥이 평발인 나도 .. 2026. 3. 2.
김생수 시인 / 지나가다 외 1편 김생수 시인 / 지나가다 대숲에 휘날리는 눈발 검은머리도 흰머리도 지나가다 꽃잎도 낙엽도 언덕도 벌판도 달밤도 별밤도 지나가다 모든 지나간 것들이 처음부터 다시 지나가다 대숲에 몰아치는 눈보라 .. 2026. 3. 2.
조온윤 시인 / 반려식물 외 1편 조온윤 시인 / 반려식물 아침이 되면 나와 가장 가까운 육체부터 찾는다 누워 있던 자리에서 더듬더듬 손을 뻗어보면 축축한 목덜미가 만져진다 간밤의 꿈을 이불 위에 쏟아버린 나의 가여운 반쪽 떨지 마 네겐 빛이 조금 모자랄 뿐이야 몸을 .. 2026. 3. 2.
박윤배 시인 / 부겐베리아 외 1편 박윤배 시인 / 부겐베리아 뻑뻑한 꽃의 눈길이 아프게 내 눈을 찔러온다 인도네시아 암바라와 멀쩡하던 정오의 하늘을 빗줄기가 긁고 갈 때 돌아갈 곳을 잃어버린 조선 위안부 소녀 .. 2026. 3. 2.
이병곡 시인 / 리어카 할매 외 1편 이병곡 시인 / 리어카 할매 강변 솔밭에서 음료를 파는 자그마한 할매는 가파른 둑길에 리어카를 끌고 내려가는 것이 하루 장사 중 가장 큰일이다 리어카가 길 위에 도착하는 시간에 지나가는 사람은 운이 좋든 .. 2026. 3. 2.
김명국 시인 / 마음속의 집 김명국 시인 / 마음속의 집 집을 한 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박눈 내리기 전에 얼른 집을 한 채 지어 이 비좁고 추운 방에서 새집으로 이삿짐을 옮겨야겠다고 집은 흙과 나무와 짚으로 된 집이었으면 합니다 딱따구리 파다만 구멍이 그대로 남았거나 .. 2026. 3. 2.
김두녀 시인 / 핑크빛 시트 외 1편 김두녀 시인 / 핑크빛 시트 미소 머금은 손짓 두 번으로 큰 산을 옮겼다 거실로 들어온 군자란 ,예고 없이 실한 꽃대 쭈욱 밀어올린 정원 초나흘 오후 중국 우한에서 창궐된 코로나 19가 확산될 위기에 놓이자 나라 안팎은 공포 분위에 휩싸였다. 그에 맞선 나는 장갑과 마스크로 무.. 2026.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