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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신 앙 관 련

하느님의 이름은 영원히 찬미 받으소서

by 파스칼바이런 2009. 10. 21.

 

[부르심에 응답한 사람들]

 

하느님의 이름은 영원히 찬미 받으소서

- 정태현 -

 

 

죽음 묵상에 관한 저서와 강연으로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일본의 성심회 수녀 스즈키 히데꼬는 낡은 수도원 건물 이층에서 떨어져 죽음을 체험하고 난 뒤 이런 확신을 얻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것이다.”

삶에서 사랑이 중요하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누구나 쉽게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사랑에 앞서 앎이 중요하다는 말은 다소 생소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여기서 앎은 하느님에 관한 지식을 말한다.

 

성서를 비롯하여 유다교의 묵시문학은 하느님과 그분의 섭리에 관한 지식을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춘다.

유다 묵시문학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우리는 다니엘서를 꼽는다.

다니엘서는 마카베오 항쟁을 불러일으킨 안티오쿠스 4세(기원전 l75-164년)의 박해 때에 쓰여졌다.

 

그 당시 팔레스티나는 그리스인들이 다스렸고 안티오키아를 수도로 정한 셀레우코스 제국에 예속되었다.

식민지의 민족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어느 정도 허용했던 안티오쿠스 대왕과는 달리 그의 아들 안티오쿠스 4세는 유다 종교를 뿌리째 뽑으려고 작정하였다.

성서 사본들을 모두 불태우고 어린이 할례를 금지시켰으며, 이교 신들에게 제사를 바치고 돼지고기를 먹도록 유다인에게 강요하였다.

예루살렘 성전은 이교 신전으로 둔갑하고 제우스 신상이 그곳에 세워졌다.

 

많은 유다인이 황제의 명령에 따랐지만, 다른 많은 유다인은 저항하였다.

그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광야로 도망하여 굴속에서 지내면서 꽤 성공적인 게릴라전을 펼쳤다.

다른 이들은 잡혀서 명령을 계속해서 거부하다 혹독한 고문을 당하고 처형되었다.

 

이런 박해 시절에 유다인들은 두 가지 커다란 문제에 직면하였다.

첫째, 극심한 박해가 일어나기 전에 그들을 지배하는 이교도 통치자들, 군인들, 그리고 그들 사이에 들어와 사는 이교도 주민들의 종교적 관습을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가?

둘째, 일단 박해가 일어난 다음에는 살아남으면서도 어떻게 자신들의 신앙과 유다교 전통을 지킬 수 있을까?

다니엘서 저자는 박해에도 굽히지 않고 유다교와 그 전통에 충실한 유다인들을 격려하며 이런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러나 안티오쿠스의 박해를 직접 겨냥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다니엘서 저자는 이야기의 상황을 400년 전 바빌론 유배 시대로 끌어올렸다.

 

이 책의 주인공은 다니엘과 그의 세 동료, 하나니야와 미사엘과 아자리야이다.

이 네 젊은이는 기원전 6세기 유다인들의 지배자로 군림하던 이방 임금들의 왕궁에서 현자로, 지방장관으로, 또는 다니엘의 경우 정승의 자리에까지 올라 크게 활약한다.

그들이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방 임금들에게 감추어진 역사의 진행 과정을 꿈이나 환시를 통하여 그들에게 직접 알려주신 하느님의 도우심 덕분이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다니엘은 바빌론 임금 느부갓네살이 꾼 꿈의 뜻을 밝혀주신 하늘의 주님께 찬미를 드린다.

 

<다니 2. 17-23>

17 그런 다음에 다니엘은 집으로 가서, 자기의 동료 하난야와 미사엘과 아자르야에게 사정을 알렸다.

18 또 자기와 동료들이 바빌론의 나머지 현인들과 함께 죽지 않도록, 그 신비와 관련하여 하늘의 하느님께 자비를 청하자고 하였다.

19 그러자 다니엘에게 그 신비가 밤의 환시 중에 드러났다. 다니엘은 하늘의 하느님을 찬미하며

20 이렇게 말하였다. “지혜와 힘이 하느님의 것이니 하느님의 이름은 영원에서 영원까지 찬미받으소서.

21 그분은 시간과 절기를 바꾸시는 분, 임금들을 내치기도 하시고 임금들을 세우기도 하시며 현인들에게 지혜를 주시고 예지를 아는 이들에게 지식을 주시는 분이시다.

22 그분은 심오한 것과 감추어진 것을 드러내시고 어둠 속에 있는 것을 알고 계시며 빛이 함께 머무르는 분이시다.

23 저의 조상들의 하느님 제가 당신께 감사드리며 당신을 찬양합니다. 당신께서는 저에게 지혜와 힘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저희가 당신께 청한 것을 저에게 알려 주셨습니다. 임금이 원하는 것을 저희에게 알려 주셨습니다.”

 


 

축일  7월21일 성 다니엘 예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