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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신 앙 관 련

이렇게 보는 사주는 괜찮다?

by 파스칼바이런 2009. 10. 23.

이렇게 보는 사주는 괜찮다?

 

 

언젠가 어떤 수녀님으로부터 사주를 봤다는 자랑(?)을 들었습니다.

수녀님께서는 제게 묻더군요.

“신부님께서는 사주 보신 적 없죠?”

“당연히 없지요. 그런데 정말로 수녀님께서 사주 보셨어요?”

“그럼요. 그것도 공원 올라가는 길에 할아버지들이 앉아서 사주 봐주시잖아요. 거기에 앉아서 저도 사주 봤어요.”

저는 속으로 ‘이 수녀님이 미쳤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수녀님 말씀을 들으면서 이렇게 보는 사주는 괜찮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수녀님께서 추운 겨울 날, 연로하신 본당 신부님과 함께 식사 후 근처 공원을 산책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신부님께서 갑자기 다짜고짜 수녀님을 끌고 사주보는 곳으로 가더라는 것입니다.

기분이 나빴지만, 연세 지긋하신 본당 신부님의 강요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사주를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로부터 사주 결과를 들은 뒤, 신부님께서 계산을 마치시고 나오면서 수녀님께 이렇게 말씀하셨대요.

 

“수녀님, 이렇게 추운데 저 할아버지가 저렇게 쭈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 너무 안돼 보이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그냥 돈을 드릴 수도 없고, 그래서 이렇게 사주본 거예요. 괜찮지요? 너무 기분 나빠하지 마세요.”

 

이렇게 사주보는 것은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경우에는 수녀님처럼 남들에게 사주봤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상숭배의 의미로 본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강조하신 사랑의 실천 차원에서 사주를 본 것이니까요.

 

전철이나 길을 가다보면 전단지를 나눠주며 예수님 믿으라고 소리 지르시는 분들을 많이 만납니다. 그들의 열성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때로는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도 참 많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알리는 방법은 입으로도 있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사랑이 더 큰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증언하는 삶을 살라고 하십니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는 자는,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단순히 입으로만 예수님을 증언하며 살라는 것이 아닙니다.

이 안에는 사랑의 실천이 더 큰 몫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삶 전체가 ‘사랑’으로 정리되기 때문입니다.

나는 과연 어떤 사랑을 실천하고 있나요? 말뿐인 사랑인가요?

아니면 몸으로 실천하는 사랑인가요?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 것인가를 추구하고 찾아내는 사람이다.(알버트 슈바이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