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성의 향기] 수도회 창설자를 찾아서 - 성 아놀드 얀센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적인 생활 안에서도 하느님은 활동하고 계시며 별로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사람을 통해서도 자신의 놀라운 계획을 하나씩 성취하신다. '신언회(神言會, 말씀의 선교 수도회)'와 '성령 선교 수녀회', '영원한 성체조배 수녀회'를 창설한 성 아놀드 얀센(1837-1909) 신부의 생애 안에도 하느님의 이런 섭리는 충만히 드러나고 있다.
얀센 신부는 1837년 독일 뮌스터교구 고호에서 출생했다. 수학과 자연과학 교사 자격을 취득한 얀센 신부는 1861년 사제서품 후 보홀트 고등학교에서 12년 간 교사로 근무한다. 얀센 신부는 방학만 되면 선교 팸플릿을 들고 직접 각 본당을 찾아다니며 기도모임을 열기도 했다.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을 전세계로 전해야 한다는 소명을 느낀 얀센 신부는 1874년 선교사 양성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그는 국외 선교를 후원하기 위한 월간지를 창간하고 신학원을 설립하는 등 선교 사업을 벌이지만 자신이 선교사로서 부르심을 받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1875년 네덜란드에 선교사 양성 신학원을 창립한 뒤 얀센 신부는 1888년부터 1904년까지 로마와 독일, 오스트리아에 다섯 개의 신학교를 설립하고 1875년 신언회, 1889년 성령 선교 수녀회, 1896년 영원한 성체조배 수녀회를 세우기에 이른다.
신언회를 설립한지 4년 만에 중국으로 첫 선교사를 파견한 얀센 신부는 이후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미국, 일본 등으로 속속 선교사를 파견했으며 1909년 선종할 때는 매년 50명의 선교사가 날만큼 수도회를 발전시켰다. 그러나 자타가 공인하듯 '평범한 수학 교사'였던 얀센 신부는 자신이 성령의 힘을 받지 않고서는 이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항상 깨닫고 있었다.
따라서 그는 평생 '어떻게 하면 하느님의 뜻을 알 수 있을까' 하고 고심했다. 이를 위해 얀센 신부는 무슨 일을 하든지 하느님의 현존을 의식하는 기도를 자주 드렸다. 그가 직접 실천했고 후대 회원들이 본받고 있는 '15분마다 드리는 기도'는 얀센 신부에게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지 잘 보여준다. 얀센 신부는 수도회원의 성소를 식별할 때도 지원자가 정말 기도를 사랑하는지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었다.
기도하고 싶어 한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싶어 한다는 말이고, 기도하는 사람은 하느님과 함께 있는 사람이며, 사람은 기도로만 하느님의 뜻을 찾고 실행할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무력함을 느끼는 겸손된 사람만이 하느님께 기도를 바친다.
얀센 신부의 영성은 근본적으로 삼위일체의 신비 위에 서 있다. 그는 늘 '거룩한 삼위일체여 우리 안에 사소서, 또 모든 사람 안에 사소서'라고 기도했다. 그러나 그는 삼위일체 신비를 알아듣기 어려운 신학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단순히 하느님이 자신을 인간에게 계시하시는 '사랑'이라는 관점으로 이해했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진정으로 사랑을 하면 아무리 어려운 시련도 극복된다. 오히려 사랑하는 이들은 시련을 겪으면 겪을수록 더욱 친밀한 관계가 되는 것처럼, 얀센 신부는 그의 절친한 협력자 5명이 잇따라 사망하는 시련을 당할 때도 "나를 때린 주님의 손에 입맞추었습니다"라며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신뢰를 더욱 견고히 했다.
아울러 얀센 신부의 영성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개척정신'이다. 남녀 선교 수도회를 세운 뒤 그는 세계 곳곳에 선교사를 파견하지만, 그 선교지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 또다시 새로운 곳을 찾았다. 이처럼 얀센 신부는 새로운 삶에의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이 선교사에게는 필수적이라고 보았다.
한 평범한 사제였던 아놀드 얀센 신부. 그러나 그가 선교 수도회를 설립하라는 부르심을 알아들을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이, 쉼없이 하느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성령은 바람처럼 불고 싶은 대로 불고(요한 3,8 참조) 이를 민감하게 느끼려면 항상 깨어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15분마다 드리는 기도
영원한 진리이신 천주여, 당신을 믿습니다. 힘이시고 구원이신 천주여, 당신께 희망을 갖습니다. 무한히 선하신 천주여,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세상의 구원자로 보내신 거룩한 말씀이여, 그 안에 하나 되게 하소서. 당신 아들의 성령을 보내주소서. 당신의 이름을 찬양하게 하소서.
[1996년 3월 31일, 아놀드 얀센 신부는 2003년 시성]
|
'<가톨릭 관련> > ◆ 가톨릭 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달의 성인] 성 안토니오(251-356) (0) | 2010.09.26 |
|---|---|
| [성인들의 발자취] 성 안또니오 아빠스 (0) | 2010.09.26 |
| [성서의 세계] 예언자 스바니야 · 나훔 · 하바꾹 (0) | 2010.09.20 |
| 성 베라르도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제1회) (0) | 2010.09.20 |
| [금주의 성인] 성 아놀드 얀센(St. Arnold Jansen, 1월 15일) (0) | 2010.09.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