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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고 이태석 신부

다시 시작하는 이태석 : 그 시간 이후

by 파스칼바이런 2011. 5. 12.

다시 시작하는 이태석 : 그 시간 이후

 

 

“이제 우리가 그리스도의 향기 퍼뜨릴때”

발행일 : 2011-01-23 [제2731호, 17면]

 

 

울고 있는 아프리카 톤즈에게 ‘울지 말라’고 말했다.

이제 손수건을 건네고, 눈물을 뿌리는 또 다른 누군가를 찾아나서야 한다.

영화 속 ‘꽃’이 된 사제 이태석을 보며 함께 붉힌 눈시울.

화해와 공동체, 사랑과 희생이라는 그리스도 정신을 보았다면 이제 그 눈물의 의미에 진정성을 더할 차례다. 그리운 그가 선종한 자리, 실천이 없는 감동은 ‘죽은 감동’일 뿐이다. 잊혀지기 때문이다.

 

■ 이어지는 삶의 변화

 

척박한 땅에 뿌려진 ‘이태석’이라는 씨앗은 먼 타향, 한국에서도 다양한 변화의 열매를 맺고있다.

열매는 단순히 4000명에서 1만4000명으로 급격하게 늘어난 수단어린이장학회의 카페회원 숫자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가톨릭의 한 선교사가 보여준 업적과 열정에 열광하고자함도 아니다.

 

그가 아프리카 톤즈에 남긴 진한 그리스도의 향기가 사회 속에 퍼져가고 있는 것이다.

영화 ‘울지마 톤즈’가 개봉된 후, 신자와 비신자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삶의 변화를 느꼈다고 전한다.

그 변화는 때로는 충격과 감동으로, 때로는 성찰과 반성으로 다가온다.

 

“‘아름다운 나눔 정신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것’, 그것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수확입니다. 이태석 신부님은 ‘나눔의 방법’을 제시해 주었어요. 보통 사람이었던 신부님처럼 우리도 남을 위해 사랑과 희생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지요.”

 

수단어린이장학회 이재현(가브리엘) 이사장은 자기가 가진 재능과 능력을 남을 위해 내어놓는 모습이 현대인들의 가슴 속에 살아있는 나눔 정신을 깨웠고, 구체적 방법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태석’이라는 세 글자를 통해 얻어진 수확이 지금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 이사장은 “불우한 이웃과 ‘친구’가 된다는 것이 나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신부님으로 인해 한 차원 높은 나눔의 정신이 확산된 듯하다”고 말했다.

 

■ 우리 손에 남겨진 숙제

 

영화 ‘울지마 톤즈’를 제작한 구수환 프로듀서 또한 지난 15일 제20회 가톨릭매스컴상 대상 상금 전액을 아프리카 톤즈 병원에 기부했다.

비신자인 그는 ‘울지마 톤즈’를 촬영하면서 함께 눈물 흘리고, 시사회에서도 이태석 신부에게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사회 고발 프로그램을 주로 해왔던 내가 이 작품을 만들며 많은 부분 변화했다”며 “이 신부님은 군림하지 않고 생색내지 않으며, 눈높이로 소통하는 헌신적 사랑을 가르쳐줬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서울 명동 평화화랑에서 열린 이태석 신부 추모 전시회 또한 남겨진 그리스도 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작은 노력이었다. 판매금 전액은 다시 아프리카 후원금으로 돌아가 사랑을 실천하는 매개가 됐다. 전시회의 주제는 ‘또 하나의 기적을 바라며’였다.

 

중요한 것은 사회에 퍼져가는 이태석 신부의 헌신적 사랑과 공동체 정신, 나눔 등은 모두 ‘그리스도’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색깔로 빛을 발하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얼마만큼 퍼져갈 수 있는가는 이제 우리 손에 남겨진 숙제다.

 

▲ 지난해 9월 평화화랑에 전시됐던 화가 강현주씨의 작품들. ‘마지막 겨울’ ‘묵상’ ‘톤즈의 슈바이처’ 

오혜민 기자 (oh0311@catimes.kr)

 


 

 

다시 시작하는 이태석 : 그 시간 이후 톤즈에서는 …

 

 

‘희망’이란 이름의 씨앗 싹틔우는 중

발행일 : 2011-01-23 [제2731호, 17면]

 

 

이름만 되뇌어도 애틋한 심정이 된다. 톤즈마을 신자 1만여 명뿐 아니라 수많은 주민들이 ‘쫄리 신부’를 잊지 않고 있다.

 

수단 현지 시각으로 14일 이태석 신부의 손때가 묻은 학교에서 선종 1주기 추모미사가 봉헌됐다. 이날 미사는 라디오 방송으로 생중계돼 인근 50~60km 반경 내에 있는 주민 모두가 참례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 라디오방송국은 이 신부가 선종한 지난해 1월 시작, 남수단쪽 가톨릭교회 소식은 물론 음악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중요한 매체로 자리 잡았다.

 

이 신부 선종 이후 살레시오회는 우경민 신부를 새 선교사로 파견했다. 벌써 5개월이 넘어섰다.

 

우 신부는 현재 고등학교 건축에 분주하다. 작지만 기숙사도 딸린 학교다. 오는 3월이면 이 건물은 고등학생들로 북적일 예정이다.

고등학교 건물은 이태석 신부가 생전에 가장 세우고 싶었던 건물 중 하나였다. 이 신부는 생전에 초등학교 건물 창고를 꾸며 고등학교 문을 열었었다.

 

톤즈마을 초·중·고등학생 1200여 명은 이 신부의 가르침을 기억하며 학업에 더욱 열심이다.

이 신부가 결성한 밴드의 활동도 여전하다. 병원은 봉사자가 없어 케냐에서 파견된 수녀들의 도움으로 운영 중이다.

 

이 신부 선종 이후 그 뜻을 함께하고자 의료·건축 자원봉사자 몇몇도 톤즈 마을을 찾았었다.

하지만 그 중 건축봉사자는 톤즈마을에서 봉사를 마친 후 귀국 직전 말라리아로 선종해 톤즈 주민들에게 또 다른 아픔으로 남았다.

사랑과 봉사의 실현은 자신의 생명까지 내어놓을 만큼 귀한 일임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시간이었다.

 

톤즈뿐 아니라 수단 전역에서는 여전히 많은 봉사자들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우경민 신부는 “평화는 외적인 안정만이 아니라 서로가 만나고 대화하고 이해할 때 이뤄진다”며 “보다 많은 이들이 어떠한 재능이든 나눈다면 큰 선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우 신부는“하느님께 받은 탈렌트를 다 내어놓았던 그 삶 자체가 바로 이태석 신부님께서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선물이었다”며 “이곳에서는 사제와 수도자만이 아니라 각자 가진 다양한 재능을 나누어줄 많은 평신도, 일반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쉽게도 현재 톤즈마을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수주일 후 볼 수 있을 듯하다. 그나마 연결되던 톤즈마을 이메일은 더욱 느려져, 파일 첨부는 요원하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인터뷰] 이태석 신부 추모전

‘또 하나의 기적을 바라며’ 연 화가 강현주씨

 

“사랑의 불씨, 예술로 이어가고 싶어”

고인의 모습이 자신의 삶 변화시켜

신부님의 사랑 화폭에 담아 전하며

예술로 소외된 이웃 위해 봉사할 것

발행일 : 2011-01-23 [제2731호, 17면]

 

 

  ▲ 작품에 담긴 이태석 신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강현주씨. 이태석 신부의 그리스도적 사랑이 자신을 변화시켰다고 말하는 강씨는 “소외된 이들을 위해 예술로써 봉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9월 서울 명동 평화화랑에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다. 이태석 신부를 추모하는 전시회, ‘또 하나의 기적을 바라며’.

 

전시회를 연 화가 강현주(미카엘라·서울 풍납동본당)씨는 당시 “가난과 고통에 찌든 톤즈 주민들에게 사랑으로 다가간 이 신부님의 모습에 감명을 받아 전시회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태석 신부의 선종 1주기, 그가 말하는 이태석 신부로 인한 ‘변화’는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제가 느낀 감동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이 신부님을 알릴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펜과 붓을 들어 이태석 신부의 모습을 화폭에 담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지요.”

 

영화가 제작되기 전, 이 신부의 선종에 대한 그의 안타까운 마음은 더해갔다. 관심 없고 조용한 세상에 이 신부의 정신을 그림으로라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가족과 친인척을 만나 인터뷰하며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던 모습과 투병 중의 모습 등 30여 점을 마련, 전시했다.

 

전시회를 준비하며 어려운 가운데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그는 오히려 이태석 신부의 그리스도적 사랑이 자신을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신부님의 사랑을 보면서 저부터 많은 것이 변화됐음을 알았어요. 이기적이고 교만했던 모습도 많이 희석돼가는 것 같아요. 저희 아이들도 변화했어요. 오래 전에는 관심이 없던 아들도 친구들을 직접 수단어린이장학회 회원으로 가입시키기도 했으니까요.”

 

그는 이 신부가 전하고 간 ‘사랑의 불씨’는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문하생과 제자 등 시간이 흐를수록 이 신부의 사랑을 알고 관심을 갖는 이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신부가 자신이 가진 탈렌트를 나눴듯, 자신도 예술로 많은 이들을 돕고 싶다고 했다.

 

“뜻이 같은 작가들이 동참해주어 전시회가 지속됐으면 좋겠습니다. 제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소외된 이들을 위해 예술로써 봉사하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얻는 행복이 저에게는 더 크거든요.”

오혜민 기자 (oh0311@catimes.kr)

 


 

 

가톨릭 신부 영화 ‘울지마 톤즈’가 조계사로 간 까닭은?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앞줄 가운데)이 개신교 천도교인 등 이웃 종교인들과 함께 영화‘울지마 톤즈’를 관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