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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묵상글 모음

나는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by 파스칼바이런 2011. 8. 12.

나는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마태오복음10,34ㅡ11,1>

 

 

외유내강(外柔內剛)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속은 꿋꿋하고 곧다는 뜻입니다.

내적으로 강하다는 것은 고집이 세서 다른 사람과 타협할 줄 모르는 것과는 달리,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자신에게는 엄격하되, 타인에게는 부드럽고 남을 있는 그대로 이해할 줄 아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칼은 상대방을 향해 휘두르는 칼이 아니라 자신을 향해 있는 칼입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전통 검법(劍法)이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고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려고 갈고 닦는 것처럼, 주님께서 주시는 칼은 신앙의 가치를 지키고 영적인 수련을 위해 필요한 내면의 칼입니다. 그 칼로 주님을 따르는 데 방해가 되는 세상에 대한 온갖 집착과 산란한 마음을 단호하게 잘라 내라는 뜻입니다. 심지어 가족마저도 예수님을 따르는 데 유혹이 된다면 거기서 벗어나라고 말씀하십니다. 삶 속에서 안주하는 거짓 평화를 단호히 거부하고 잘라 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요한 14,27)라고 하셨습니다.

날카로운 양심으로 자신의 내면을 갈고 닦는 영적 수련을 하지 않으면, 거짓 평화를 진짜 평화로 착각하며 살게 됩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주시는 참평화를 찾을 때까지 우리를 휘감고 있는 거짓 평화와 싸워야 합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칼을 주신 이유입니다.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 매일미사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