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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묵상글 모음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by 파스칼바이런 2011. 8. 12.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요한복음 6,52-59>

 

 

며칠째 계속 이어지는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곧 ‘생명의 빵’이시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또 하시지만 사람들은 도무지 알아듣지를 못합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살과 피’가 우리에게 건네주시는 생명의 양식이심을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무슨 말씀인지 오리무중에 빠집니다.

 

이탈리아 란치아노 성당을 순례하면 성체에 대한 기적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8세기 중엽 성 바실리오회 소속 수사 신부가 성체 안에 예수님께서 실제로 현존하시는 것에 대하여 의심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미사를 집전하면서 빵과 포도주를 축성하는 순간 실제로 살과 피로 변화하는 기적을 보게 됩니다. 그때 이루어진 성체 기적은 빵과 포도주가 사람 심장의 ‘살과 피’로 실제로 변화되었다는 과학적 진술과 함께, 순례자들이 이를 볼 수 있도록 지금도 그 성당에 현시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오늘 복음처럼 하느님 말씀을 잘 알아듣지 못하니까, 하느님께서 이런 기적을 교회 역사 안에서 보여 주신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만일 미사 때마다 이런 기적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사람들은 감히 성체를 모시지 못할 것입니다. 빵이 실제 사람 살로 바뀐다면 어쩌면 미사는 혐오스러운 사건이 될지도 모릅니다. 많은 사람이 몰려들지 몰라도 성체가 주는 구원의 신비는 깨닫지 못할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이상한 현상을 좇아서 사람들이 몰려다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눈으로 보이는 이런 기적이 우리 신앙을 깊게 해 주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뭔가 눈으로 보아야 더 잘 믿을 것 같은데, 사실 신앙은 깨달아서 깊어지는 것입니다.

군중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수많은 기적을 눈으로 보았지만, 깨닫지를 못했기에 결국 예수님을 떠나고 맙니다.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0,29)라고 말씀하신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보다 더 믿을 수 있는 것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주님 말씀에 대한 믿음에서 우리는 성체 안에 계시는 주님의 현존을 더 깊이 만날 수 있습니다.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 매일미사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