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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묵상글 모음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by 파스칼바이런 2011. 8. 12.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마태오복음 7,6.12-14>

 

 

혼자 사시던 시어머님이 큰 병이 드셨습니다. 온통 마음이 혼란해집니다.

아들이 여럿 있지만 하나 둘 저마다 핑계를 대며 어머니를 외면하기 시작합니다.

굳이 막내며느리인 자신이 맡아서 어머니 병 수발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마음속으로 항변합니다. 지금 아이들이 어리고, 성당에서도 열심히 봉사하고 있기에 자신은 시어머님을 돌보지 않아도 된다고 스스로 위로해 봅니다. 그런데도 자꾸만 마음이 불편합니다.

 

이제는 형제들이 야속해지고 그동안 시어머님에게 받은 상처들도 떠오릅니다.

아들들을 저렇게 잘못 키우셨으니, 그것은 시어머님이 지고 가셔야 할 십자가라며 이제 원망을 시어머님에게 돌립니다. 그동안 해 오셨던 잘못을 생각하면 저 정도 고통은 당하셔야 한다며 자신의 정당성을 시어머님 탓으로 돌립니다. 남편도 아내의 이런 주장에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합니다.

 

이 땅의 수많은 늙은 부모들이 어쩌면 자식들의 이런 모습 속에 혼자서 고통을 당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성당에서 열심히 봉사하는 사람 가운데서도 자신이 져야 할 십자가를 애써 외면하는 경우가 없지 않습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운명처럼 져야 할 삶의 십자가를 기꺼이 지는 일을 말합니다.

 

성지 순례 때 베들레헴에 있는 ‘예수님 탄생 성당’에 가면 아주 낮고 좁은 문이 있습니다.

그곳 안내원은 그 문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에 그 문의 영성적인 의미를 붙여서 설명합니다.

그것은 누구든지 고개를 숙이고 작아져야 들어갈 수 있는, 『성경』에서 말하는 ‘좁은 문’이라고 했습니다. 겸손하게 몸을 낮추어 그 문을 통과해야만 성당 안의 ‘예수님 탄생’, 그곳을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삶에는 반드시 통과해야 할 좁은 문이 있습니다. 그 문을 통과해야만 우리는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멸망의 문은 넓고 편하지만, 생명의 문은 좁고 그 길이 비좁아서 그리로 가는 사람이 적다고 합니다. 어떤 길을 지금 걷고 있는지요?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 매일미사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