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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묵상글 모음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할 수야 없지 않으냐?

by 파스칼바이런 2011. 9. 24.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할 수야 없지 않으냐?>

 

루카복음 6,39-42

 

 

“어떤 라삐가 제자에게 물었습니다. ‘두 아이가 굴뚝 청소를 하고 나왔는데, 한 아이의 얼굴은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고, 다른 아이의 얼굴은 그을음 하나 없이 깨끗했네. 두 아이 중 누가 얼굴을 씻었겠는가?’ 제자가 대답했습니다. ‘물론 얼굴이 더러운 아이겠지요.’ 라삐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렇지 않네. 얼굴이 더러운 아이는 얼굴이 깨끗한 아이를 보고 자기 얼굴도 깨끗한 줄 알고 씻지 않고, 얼굴이 깨끗한 아이는 얼굴이 더러워진 아이를 보고 자기 얼굴도 더러울 거라 생각하고 얼굴을 씻었다네.’”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를 일부 인용한 것입니다. 상대방은 바로 자신의 내면의 거울과 같다는 말이 있지요. 다른 사람의 단점이 보이는 것은 바로 자신의 내면에 상대방과 같은 단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는 것 없이 밉다는 말이 있듯이 별로 나와 상관이 없는 사람인데도 그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자신이 싫은 모습을 상대방의 행동에서 보기 때문입니다. 마치 자석이 같은 자성을 띤 것끼리는 서로 밀어내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예수님께서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하고 말씀하십니다. 자신 안에 더 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작은 결점이 보인다는 뜻입니다. 사람에 대하여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일수록 더 많은 결점과 문제점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대방의 결점을 고쳐 주지 못해 힘들거나 이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은 자기의 내면을 돌아보고 청소하라는 신호입니다. 자신 안에 있는 문제가 깨끗해지면 다른 사람도 아무 문제가 없어집니다. 모든 것은 자신이 안고 사는 문제입니다.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 매일미사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