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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묵상글 모음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by 파스칼바이런 2011. 9. 24.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마태오복음 20,1-16

 

 

예수님의 계산법이 우리와 달라서 때때로 우리는 당황합니다.

아흔아홉 마리를 그대로 둔 채,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아 나서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처럼(마태 18,12 참조), 세상 사는 이치와 전혀 다른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오늘 복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의 포도밭에 아침부터 와서 하루 종일 일한 사람이나, 일이 거의 끝날 무렵에 와 일한 사람이나 똑같이 한 데나리온씩을 받습니다.

마치 평생을 착하게 산 사람이나, 평생 강도 짓을 하다가 죽기 바로 전에 십자가에 계신 예수님을 만나 회개하고 죽은 강도가 똑같은 대접을 받는 것과 같습니다(루카 23,42 참조).

 

예수님의 계산법이 이렇다면, 평생 즐길 것 즐기고 제멋대로 놀다가 죽기 얼마 전에 회개하고 하늘 나라에 들어가면 어떻겠습니까? 아니면 경제적으로 어느 만큼 생활이 안정되고 시간도 여유가 있을 때, 그때부터 열심히 성당에 나가고 봉사도 하면 어떻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일수록 끝까지 회개하지 못하고, 신앙생활을 한 번도 제대로 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주님의 일’은 부름 받는 순간부터 주님께 “예!” 하고 응답하며 그 길을 충실하게 사는 일을 말합니다. 일찍 신앙생활을 시작했다고 억울해할 일도, 늦게 부름 받았다고 덜 억울해할 일도 아닙니다.

신앙생활을 오랫동안 했다고 자랑할 것도, 반대로 짧게 했다고 부끄러워할 것도 없습니다.

주님의 일은 얼마나 일을 많이 했느냐를 따지는 ‘양’(量)의 개념도 아니고 맡겨진 일을 얼마나 잘했느냐를 따지는 ‘질’(質)의 개념도 아닙니다.

우리 내면 깊은 곳에서 부르시는 주님의 목소리에 응답하여 얼마나 변화된 삶을 사는지가 중요합니다.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 매일미사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