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루카복음 6,6-11
‘마음공부’라는 것이 있지요. 불교에서 즐겨 사용하는 용어인데 정신적인 수양을 쌓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늘 안고 사는 것이 마음이지만, 또한 아무리 공부를 해도 알 수가 없는 것이 마음입니다. 그래서 달마 대사는 “마음, 마음, 마음이여 알 수 없구나.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다 받아들이다가도 한 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가 없구나.” 하고 우리 마음을 표현했다고 하지요.
오늘 복음에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바늘 하나 꽂을 자리 없는 옹졸한 마음을 보여 줍니다. 안식일 규정이라는 율법으로 마음이 돌같이 굳어 있습니다. 어딜 가나 그들은 율법을 들먹이며 예수님께 트집을 잡았습니다. 오늘도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회당에서 예수님 앞에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앉아 있자 안식일에 예수님께서 병자를 치유하시는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들이 예상했던 대로 예수님께서는 손이 오그라든 병자를 회당 한가운데로 불러내시어 손을 펴 주십니다.
우리는 손이 오그라들어 주먹을 꽉 쥐고 있는 병자의 모습에서 오히려 그곳에 있던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의 ‘마음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굳이 회당 한가운데로 불러내시어 그를 고쳐 주신 것은 오그라든 그들의 마음을 보여 주고 싶으셨던 것입니다. 예수님마저도 고치시기 어려운 병은 오그라들어 옹졸해진 마음의 병입니다. 오로지 자신만이 뭉친 마음을 펼 수 있습니다. 손을 펼치면 온 우주를 품을 수 있지만 오므리면 한 점 바람도 머물지 못합니다. 마음도 이와 똑같습니다.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 매일미사 묵상글> |
'<가톨릭 관련> > ◆ 묵상글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할 수야 없지 않으냐? (0) | 2011.09.24 |
---|---|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0) | 2011.09.24 |
그가 네 말을 들으면 네가 그 형제를 얻은 것이다 (0) | 2011.09.24 |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0) | 2011.09.24 |
만족하는 마음 (0) | 2011.09.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