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aculate Conception-MURILLO, Bartolome Esteban c. 1678, Oil on canvas, 274 x 190 cm.Museo del Prado, Madrid
동정녀 마리아에 대한 공경
우리는 여기서 동정녀 마리아에 대한 공경과 천국의 인도자인 구원의 마리아에 대한 역사적 기원, 신학적 동기, 그리고 마지막 목적을 간략히 통찰해보자.
1. 역사적 기반
천사의 인사가 마리아 공경의 역사적 기원이다. 이것은 역사적. 신학적 관점에서 고려되어져야 한다. 하느님의 파견자인 천사가 나자렛 처녀에게 보여준 존경과 영광의 태도에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는가? 천사는 하느님이 그녀에게 행하였던 것(은총의 충만, 주님이 함께하심)과 그녀에게 주어진 성소 때문에 존경하고 영광을 드린다.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했을 때 그녀는 마리아를 보자마자 공경을 드린다. 예수의 공생활 동안에도 익명의 여인이 예수의 어머니에게 공경을 드린다. 이러한 마리아의 위대함의 근원은 그녀의 신앙이다.
부활 후 초기교회는 그들의 중심에 마리아를 모시고 마리아를 주님의 어머니로 공경했으며, 예루살렘의 교회가 그리스도의 어머니를 공경할 무렵부터 마리아는 전례 안에서도 공경을 받게 되었다. 마태오, 루가 요한복음에서 보았듯이 1세기 반경에 초기교회는 구원 안에서 마리아의 역할을 깊이 이해했고, 보편적 교회를 통해서 마리아의 공경을 확산해 나갔다.
2세기 때는 로마 박해가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마리아 공경에 대한 증거를 보여주었으며, 3세기 때는 박해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교회확립의 과정 속에서 마리아가 교회상으로 부각되었다. 4세기 때 비로소 교회는 확립되고, 마리아 공경은 새롭게 정립되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발전해왔다.
2. 신학적 동기
마리아 공경에 대한 신학적 동기는 하느님에 의해 마리아가 간택되었다는 데에 있다. 그의 성소는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는 것이다. 하느님은 마리아를 선택하고, 마리아를 통해서 구원사의 중심적 사건을 준비한다. 그 간택된 사랑과 소통 때문에 마리아는 공경 받을 가치를 지니게 된다. 달리 말하면, 하느님은 그녀를 사랑하여 삼위의 어머니가 되도록 하셨고, 하느님의 아들은 그녀를 어머니로 모셨고, 성령은 그녀를 그 아들과의 일치 안에서 보호하셨다. 따라서 동정녀 마리아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자에 의해서 사랑되어지고, 찬미되어지고, 공경되어진다. 마리아의 간택, 즉 성소는 추상적이 아니라 그녀의 모든 존재를 감싸고 있다.
하느님은 그녀와 함께 계시므로 하느님 안에 마리아를 공경하는 것은 하느님의 현존을 인정하는 것이다. 엘리사벳은 마리아 공경은 그녀의 인사 속에 내포된 두 가지 주요한 사실에 바탕을 둔다. 한 가지 사실은 하느님의 부름에 대한 마리아의 완전한 응답(성부의 뜻에 절대적인 순명과 신앙)이며, 다른 하나는 하느님과의 어머니 관계(태중의 결실)이다. 그래서 마리아는 모든 여자들 가운데서 찬미 받게 된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약속을 완전하고 결함이 없이 믿었기 때문에 존재하며, 그녀의 신앙이 동정 잉태의 순간으로부터 아들의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아니 죽음을 넘어서까지 작용하였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로부터 공경을 받으며 찬미 받는다.
3. 궁극적인 목적
하느님 어머니 동정녀 마리아에 대한 공경의 궁극적인 목적은 하느님에게 영광을 드리기 위함이며,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에게 접근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구원의 마리아’는 그리스도에게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자백으로서 청원기도의 마지막이다. "이제와 우리 죽을 때에 우리 죄인을 위하여 빌으소서." 그리스도와 만나기 위해서 마리아가 필요하듯이, 하느님의 아들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 마리아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우리는 하느님 자녀가 되기 위해 마리아를 필요로 한다.
4. 신학적인 분석
1. 마리아 신심과 공경의 본성
마리아 공경은 하나가 다른 하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여기서 발생하는 두 가지 상이한 관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재인식(Recognition)과 상호성(Intercession)이다.
가. 재인식(Recognition)
마리아를 공경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마리아에게 행하였던 것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재인식하는 것이며, 마리아를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가 육화와 인류 구원을 성취한 것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마리아를 공경하는 목적은 그녀를 통해서 그녀에게 행해졌던 위대한 일에 대해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기 위함이다. 이것이 교회의 공적 예식의 전례 안에서 마리아의 지위를 인정하는 주된 이유 중의 하나다. 그리고 교회가 마리아에게 드리는 공경과 하느님께 드리는 흠숭 사이에 갖는 구분을 짓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하느님만이 흠숭을 받으며, 하느님만이 우리의 경배의 대상이다. 신학은 이것을 ‘Cultus Latriae(흠숭지례)’로 기술한다. 그러나 성인들과 마리아에게 드리는 신심은 다른 성질의 것이다. 성인들과 마리아에게 드리는 것은 흠숭이 아니고 공경이다. 이것을 ’Cultus Duliae(공경지례)’라고 한다. 그러나 마리아에게 드리는 공경은 특별한 지위를 갖는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로서, 삼위일체의 세 위격과 유일한 관계를 갖는 자로서, 다른 모든 피조물보다 하느님으로부터 더욱 큰 은총을 입은 자로서 가장 높은 공경의 지위를 갖는다. 이것은 ’Cultus Hyperduliae(상경지례)’라고 하며, 마리아의 신심이 하느님의 은총과 부름에 대한 응답으로 이루어진 것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재확인이라 함은 하느님 뜻에 순명함으로서 하느님 어머니가 된 마리아의 신앙에 대한 공경이다. 이러한 공경은 십자가 아래서 그 아들의 고통을 함께하는 그녀의 삶을 통해서 성실하게 이루어진다.
나. 상호성(Intercession)
은총의 질서 안에서 마리아의 모성은 마리아가 천사의 아룀을 듣고 충실히 동의한 순간부터 시작된다. 마리아가 하늘에 올림을 받은 후에도 이 구원의 역할은 그치지 않고 계속되어져 당신 기도로써 영원한 구원의 은혜를 우리에게 얻어주신다. 즉, 마리아의 모성은 자녀들이 이 지상 순례 길에서 당하는 위험과 고통을 돌보아주고, 하느님 왕국에로 인도한다(교회헌장62 참조). 마리아에 대한 우리의 기본적인 기도는 그녀의 협력을 구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구원 속에서 그녀의 위대한 역할을 재인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는 전례(미사와 기도문)에서 이 세상에 그리스도를 낳은 마리아의 성소 안에서 전교회를 위해 마리아의 도움을 청하며, 모든 사람의 영혼 속에 그리스도를 충생케 하고 성숙되도록 도움을 청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따르는 길에서나 묵상과 기도의 길에서 마리아의 도움을 청한다. 이것이 마리아를 공경하는 주요한 기원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마리아를 완전히 구원된 자로 내세운다. 마리아는 희망과 사랑인 만큼 완전한 신앙의 모형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리스도와 접근하는 길에서 그녀의 도움을 청하며, 그녀의 지지를 구하고, 신뢰를 갖고 그녀의 협조를 구한다. 마리아는 카나의 혼인잔치에서처럼 물질적 필요에서부터 정신적 필요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바라는 것을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2. 마리아에게 드리는 공경의 다양한 형태
마리아 공경에는 두 가지 상이한 형태가 존재한다. 교회의 공적 예배(전례)와 개인적이면서도 공동의 성격을 갖는 공적 찬미가 그것이다. 전례는 교회활동의 직접적인 것이며, 마리아 능력이 넘치는 것으로부터 존재한다. 모든 전례적 예배는 교회의 신비체가 그리스도 활동을 향하기 때문에 거룩한 활동이 된다. 마리아는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하느님과의 유일한 일치를 이룬 복되신 동정녀며, 천주의 모친으로서 전례안에서 특별한 위치를 갖는다. 그것은 미사와 기도문에서, 그리고 마리아의 여러 축일에서 알 수 있다.
한편, 교회는 개인적으로나 공동으로 전례와 관련해서 마리아에 대한 신심을 바치며 교회의 전례 활동 속으로 깊이 파고든다. 그리하여 교회는 마리아와 개인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깊이 접촉하게 된다. 특별한 기도는 전례시기와 조화를 이룬다. 특히 대림절에 마리아에게 기도할 때는 아들의 탄생을 기다리고 아들의 고통을 미리 알고 있는 마리아의 자세에 관심을 집중한다. 가장 완전한 마리아의 기도 중의 하나인 로사리오 기도는 구원의 신비를 묵상하면서 드리는 기도다. 『은총의 침묵속에서의 마리아』 가운데서
(성바오로수도회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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