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톨릭 관련>/◆ 묵상글 모음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 게 와 있는 것이다.

by 파스칼바이런 2011. 11. 13.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 게 와 있는 것이다.

 

루카복음 11,15-26

 

피정이나, 깊이 통회한 고해성사를 하고 나면 세상에 다시 태어난 듯 참으로 마음이 맑아지고 가벼워집니다. 마치 오랫동안 어질러졌던 방을 말끔히 청소하고 정리 정돈한 것처럼 우리 마음도 깨끗하게 청소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깊은 통회를 해도 어느 시점이 지나고 나면 그 전보다 별로 나아진 것 같지 않은 자신을 발견하고는 실망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더러운 영이 사람에게서 나가면, 쉴 데를 찾아 물 없는 곳을 돌아다니지만 찾지 못한다. 그때에 그는 ‘내가 나온 집으로 돌아가야지.’ 하고 말한다. 그러고는 가서 그 집이 말끔히 치워지고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 다시 나와,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그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우스개 이야기이지만 환락가나 죄에 오염되어 있는 사람들에게는 마귀가 더 이상 달려들지 않는다고 하지요. 해야 할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학교나 수도원, 특히 영적인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마귀 떼가 득실거리며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마음을 잡고 영적으로 살고자 할 때, 가끔 더 많은 유혹을 경험하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피정이나 깊은 통회의 시간을 갖는 것 못지않게 그다음 시간을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합니다. 마치 병원에서 수술을 하고 난 뒤 건강을 되찾을 때까지 관리를 잘 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 내면에 다시 더러운 영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기도해야 합니다. 마치 악마들이 으르렁대는 사자처럼 돌아다닌다고 하지요(1베드 5,8 참조). 특별히 묵주 기도는 악한 영의 침범을 막는 가장 좋은 무기입니다. 성모님께서도 발현하실 때마다 악의 세력을 물리칠 수 있도록 늘 묵주 기도를 권하셨지요. 가장 단순하고 반복되는 기도이기에 언제나 어디서나 바칠 수 있습니다. 묵주 기도를 하는 동안 우리는 성모님 품에 있는 어린 예수님이 되고 성모님께서는 우리를 아들 예수님처럼 사랑으로 지켜 주십니다. 그러니 우리 신자들은 습관처럼 묵주 기도를 바치고 살아야 합니다.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 매일미사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