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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묵상글 모음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by 파스칼바이런 2011. 11. 13.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마태오복음 11,25-30

 

 

“주님, 또 한 분의 교우를 주님께 보내 드립니다. 이 사람이 살아온 시간 동안 지은 죄는 묻지 마시고 그가 살아 내야 했던 삶의 멍에만 생각해 주십시오. 설령 그가 주님께 충실한 믿음의 삶을 살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에게 운명처럼 부여된 삶의 멍에를 한평생 지고 살아 냈다는 그것만으로 그는 아름답고 위대해 보입니다. 주님, 저 영혼을 받아 주십시오.”

 

본당에서 장례 미사를 드리고 고인과 장례 행렬이 성당 문을 빠져 나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독백처럼 바치는 저의 기도입니다. 장례 때마다 고인이 어떤 삶을 살았었는지는 생각할 것 없이 한 사람의 영혼을 주님께 보내는 순간은 그가 살아온 일생이 그저 장하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사실 한 사람의 삶을 평가해서 ‘잘 살았다’ 또는 ‘못 살았다’ 할 때, 주님 앞에서 그 차이가 얼마나 있겠습니까? 우리 인간의 판단과 평가일 따름이지요. 주님께서 이 땅에 보내신 당신의 자녀가 비록 이승에서 못난 삶을 살고 돌아왔다고 해서 주님께서 당신 자녀에게 분노하시고 섭섭해 하실 리가 있겠습니까? 당신 눈에는 그가 살아왔던 그 모든 이야기가, 설령 우리 눈에는 온통 죄스러운 삶일지라도, 주님께서는 한계와 약함을 가지고 최선을 살았던 그의 장한 모습만을 바라보실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에게는 다른 사람도, 우리 자신도, 주님의 마음이 되어 사랑의 눈길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록 우리 눈에는 부족해 보이고 결점 투성이 처럼 보이는 사람도 그가 가진 약함과 한계를 가지고 그 나름대로 인생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 자신의 죄스럽고 못난 모습도 있는 그대로 주님께서는 사랑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인간이 겪는 모든 경험을 다 하신 분이시기에 누구보다 우리의 약함과 한계를 잘 아십니다. 이런 주님의 사랑을 깨닫고 사랑의 눈길로 세상을 바라보면 빛 속에서 사는 삶이 됩니다. 곧 우리 인생의 멍에는 가벼워집니다.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 매일미사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