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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전례 & 미사

[전례상식] (17) 전례주년 :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 거행 ⑤

by 파스칼바이런 2013. 5. 28.

 

 

(17) 전례주년 :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 거행 ⑤

 

 

성전봉헌 축제(Kanukkah)

 

마카베오 1서를 보면 유다와 그의 형제들이 적에게 승리를 거둔 다음에 파괴되고 더럽혀진 성전을 정화하고 다시 봉헌하려고 온 군대와 함께 예루살렘으로 행군한다. 그들은 더럽혀진 번제제단 대신에 새 제단을 세운다. “그들은 성소와 성전의 내부를 수리하고 성전 뜰을 정화했다. 새로 거룩한 기물을 만들고 등경과 분향제단과 상을 성소 안에 들여다 놓았다. 그리고 나서 제단에서 향을 피우고 등경의 등에 불을 붙였다. 등불이 성소 안을 환하게 비추었다. 또 상에 빵을 얹어놓고 휘장을 쳤다. 이렇게 해서 그들은 성소 꾸미는 일을 모두 끝마쳤다”(1마카 4,48-51).

 

그 다음, 기원전 164년 기슬레우(Kisleu 열한번째 달) 달 25일에, 성전이 더럽혀진 지 꼭 3년이 되었을 때에 다시 세운 성전을 새로 봉헌하고 새 번제제단에서 첫 제사를 바쳤다. “제단봉헌 축제는 팔일 동안 계속되었는데, 그들은 기쁜 마음으로 번제물을 바치고 구원의 제물과 감사의 제물을 드렸다”(1마카 4,56). “유다와 그의 형제들과 이스라엘의 온 회중은 매년 기슬레우 달 25일부터 팔일 동안 기쁜 마음으로 제단봉헌 축일을 지키기로 정하였다”(1마카 4,59).

 

그때부터 히브리인들은 이 축일을 크게 기뻐하며 지냈다. 이 성전 봉헌 축제는 장식된 막대와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들을 들고 찬미와 감사의 찬가를 부르고, 모든 집에 불을 밝히는 예식으로 거행되었다. 축제가 계속되는 한 주간 동안 날마다 새 빛을 하나씩 더 밝혔다. 이를 위해 카누카 촛대(candeliere di Kanukkah)’라고도 하는 팔지(八枝) 촛대를 사용했다. 마카베오 1서 4장 50절이 이 빛의 예식의 기원을 말해주는 것이지만, 또한 히브리 전승은 이 예식을 유다 마카베오에 의해서 끝난 성전 정화 때에 일어났던 기적과 연결시킨다. 이방인들 손에 더럽혀진 예루살렘 성전에서 대사제의 인장이 찍힌 기름병을 찾았다. 7지 촛대, 메노라(Menorah)를 위하여 마련한 기름은 하루치였는데, 기적이 일어나 새 기름을 채울 때까지 8일 동안 계속 뒀다는 것이다.

 

 

‘부림(Purim)’ 축제

 

이 축제는 페르시아에 흩어져 사는 히브리인들이 은혜를 입은 특별한 구원에서 시작되었다. 이에 대하여 에스텔서는 풍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 축제의 이름은 히브리인들의 원수인 하만이 주사위(= 운명, 부림)를 던져 히브리 백성을 학살할 날짜를 정했다는 데서 나왔다. 페르시아 왕의 궁정에서 영향력 있는 히브리인이었던 모르드개는 그때 페르시아 왕국에 사는 모든 히브리인들에게 앞으로 아달(Adar, 일년의 마지막 달) 달 l4일과 15일을 축제일로 지내도록 명하였다. 13일은 단식일이었다. 에스텔서는 이 축제를 아주 성대한 기쁨으로 지내도록 했다(9,19 참조). 이 축제는 점차로 사육제(謝肉祭)의 성격을 띠게 되었다.

 

이틀 동안의 축제 전례에서 에스텔서가 읽혀진다. 읽는 동안 거기에 참석한 사람들이 하만과 그의 일당들을 향하여 독설을 퍼붓느라고 읽는 것이 잠시 중단된다…. 이 성서봉독말고 선물을 나누고 희사를 하면서(9,19 참조) 이 축제는 완전히 세속의 축제가 되어갔다. 즐거운 잔치도 벌였다. 랍비들도 “하만에게 저주 있어라!”와 “모르드개는 찬미를 받을지어다!”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취하곤 했다. 더 세월이 흐르면서 가면을 쓰는 관습이 들어와 결국 부림절은 히브리인들의 사육제가 되었다.

 

 

국가적 슬픔의 날(TESHA-BEAB)

 

아브(Ab, 우리 달력으로는 7월에서 8월) 달 9일은 히브리인들이 국가적으로 당한 네 번의 재앙을 기억하며 슬퍼하는 날이다. 네 번의 재앙은 다음과 같다.

 

1) 기원전 586년의 첫 성전 파괴

2) 70년의 두 번째 성전 파괴

3) 135년의 로마에 대한 히브리인들의 봉기 진압

4) 1492년의 스페인에서 히브리인들의 추방

 

이날들은 비운의 역사 속에 살아온 히브리 백성이 최근에 겪은 모든 다른 재앙들도 기억한다. 이날은 엄격히 단식을 지킨다. 그리고 회당에서 예레미야의 애가를 읽으며 전례적으로 이 슬픔을 표현한다.

 

 

이스라엘의 독립 기념일

 

가장 최근에 생겨난 히브리인들의 축제인 이날은 임시 국가평의회에서 이스라엘이라는 국가의 설립을 장엄하게 선포한 것(1948년 5월 14일)을 기념한다. 이날은 특별한 회당 전례를 거행하는 이스라엘의 국가 축제일이다.

 

[경향잡지, 1997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