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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신 앙 관 련

왜 두손을 모으는가

by 파스칼바이런 2012. 6. 18.

왜 두손을 모으는가

 

 

우리는 어머니의 품에 안겨 기도를 배울 때 손을 모으는 것부터 시작한다.

어머니는 고사리 같은 아이의 두 손을 잡아 합장하거나 깍지끼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우리는 미사 때나 기도할 때에도 아주 자연스럽게 두 손을 모은다.

그러면서도 왜 아침이나 저녁기도 때, 또 미사 때에 합장을 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드물다.

 

기도를 하거나 경신례를 거행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을 가다듬어 내적 고요함에 일도록 자신의 생각을 모아야’ 한다.

손은 노동의 상징이다.

또 손이란 인간이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동분서주하며 우왕좌왕하는 불안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러한 손을 합장할 때 우리는 이런 것을 말하려고 한다.

 

‘이제는 고요한 휴식 시간이다. 이제는 노동의 소란함, 일상의 불안, 이 모든 것이 고요한 가운데 침묵하는 시간이다.’

 

이러한 합장의 기본 원칙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기도 생활에서도 체험할 수 있다.

기도하기 전에 두 손을 모으는 것은 흩어진 마음을 하나로 모아주며 혼잡한 일에서 고요한 휴식을 마련해 준다.

 

합장은 나의 모든 것을 걸로 내 마음에 계시는 하느님과 대화를 시작하고 온전한 마음으로 구원의 제사를 함께 올리려고 준비할 때, 바깥의 시끄러움에 문을 닫고 빗장을 질러서 나를 보호하는 행위이다.

내가 주님의 목소리를 들으려면 내 주위와 내 안에 반드시 이러한 안식의 고요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러한 적막 속에서 하느님과 나누는 대화의 목소리는 마치 꽃봉오리가 피어나듯 또 고요한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과 같이 은밀한 속삭임이 이루어질 것이다.

 

기도와 경신례 때 손을 합장하는 것은 안식의 고요함 외에도 또 다른 무엇을 의미하고 있다.

이러한 손동작의 옛 풍습은 주인에 대한 노예의 순종 표시였다.

오늘날도 서품식 또는 수도자들의 서원식 때 주교 앞에 무릎을 꿇고 자기의 합장한 손을 주교의 손에 넣고 순명을 약속한다.

이는 마치 ‘나를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인도하소서. 나는 당신께 순종하겠나이다.’ 하고 말하는 것과 같다.

 

합장한 손은 어떠한 기도나 경신례에서도 필수 불가결한 조건인 기도의 두 번째 원칙을 표현한다.

이것은 인간이 자신을 온전히 또 인내롭게 하느님 아버지의 손에 내맡기고 신뢰하는 지극히 고귀한 행위이다.

 

기도하는 사람은 하느님께 믿음을 두고 자신을 하느님 손에 내맡기고 ‘당신은 나의 아버지시니, 나를 당신이 원하시는 데로 인도하소서! 나 당신께 순종하며 따르겠나이다.’라고 겸손하게 말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도하는 사람은 자기의 손을 합장하여 영원하신 아버지의 손에 넣고 또 사제와 함께 거룩한 미사를 봉헌할 때, 먼저 ‘아버지, 내 원하는 대로 마시고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내게 이루어지소서.’ 하는 신뢰와 겸손의 정신으로 해야 할 것이다.

 

손을 합장하는 것은 정신을 안으로 모으고 한 분이신 하느님 안에서 그분의 계시를 받아들이고 믿는다는 마음의 표현이다.

 

손의 모습은 기도의 자세를 나타내며 모든 기도와 경신례는 두 가지의 법칙을 지니고 있다.

그 하나는 고요히 안식하며 집중하는 것이요, 또 다른 하나는 ‘나의 손을 잡아 나를 인도하소서.’하는 유일하신 하느님 아버지의 손에 자신을 온전히 내맡기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와 경신례를 올릴 때 합장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