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톨릭 관련>/◆ 전 례 음 악

[이상철 신부의 성가 야기] <44> 93 임하소서 임마누엘 (중)

by 파스칼바이런 2016. 12. 19.

[이상철 신부의 성가 야기]

<44> 93 임하소서 임마누엘 (중)

기도문은 6세기경 시작, 12세기부터 성가로 불러

평화신문 2016. 12. 18발행 [1394호]

 

 

▲ 독일의 찬미가 학자였던 다니엘이 1844년에 「찬미가의 보고(寶庫)」(Thesaurus Hymnologicus)라는 책을 출판해 이 가사의 전통을 잇는다.

 

 

93번 ‘임하소서 임마누엘’ 성가는 앞선 글에서 소개한 대로 성무일도에서 바치던 기도문인 ‘오, 안티폰(O, Antiphon)’에서 비롯됐다.

 

손더스(William. P. Saunders, 1957~ ) 신부에 의하면 이 안티폰의 기원은 알 수 없지만, 보에시우스(Boethius, 480~524)가 이에 대해 언급한 바가 있는 것으로 보아, 그 기원이 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8세기에는 로마에서 이 안티폰들을 전례 중에 사용했다. 수도원에서는 널리 불리던 안티폰들이었을 뿐 아니라 당시에 ‘오 안티폰’이라는 것이 마치 관용구처럼 사용됐다고 전해지는 것을 보면 상당히 초창기부터 사용한 기도문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샌프란시스코 음악원 교수인 그린버그(R. Greenberg, 1954~ )는 베네딕도 수도원에서는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오’에 이어지는 단어들의 첫 글자를 거꾸로 배열하기도 했다. 즉 이 단어들을 ‘Emmanuel, Rex, Oriens, Clavis, Radix, Adonai, Sapientia’로 만들어 첫 글자를 이으면 ‘Ero Cras’, 즉 ‘내가 내일 온다’라는 단어가 된다면서 대림 시기의 의미를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신학자인 콘넬(Martin Con- nell)은 ‘오, 안티폰’은 지역이나 교회마다 서로 다른 단어들로 구성되기도 했고, 이런 식의 짜 맞추기는 교회 전통도 아니기 때문에 억측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한편 이와 같은 7가지의 호칭으로 성가 가사를 만들어 노래로 부르기 시작한 때는 대략 12세기께부터다. 그런데 현재 이에 대한 최초 기록은 1710년에 출판된 「가톨릭 시편 노래집(Psalteriolum Cantionum Catholicarum)」 7번째 판이다. 이 책은 예수회 학교에서 사용하기 위해 예수회의 찬미가 학자였던 헤링스도르프(Johannes Herringsdorf, 1606-1665)가 만든 일종의 성가 책이다. 1610년에 초판이 나온 이후 판을 거듭하면서 1868년까지 출판됐다. 이 책은 7개의 호칭 가운데 2개(Radix와 Sapientia)를 생략하고, 마지막 호칭이었던 임마누엘을 제일 앞으로 놓았다. 또 각각 ‘임하소서(Veni)’라는 단어로 시작하는 4줄짜리 형태로 가사를 정형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기뻐하라, 이스라엘이여, 임마누엘이 오시리로다’라는 후렴이 덧붙여진 형태로 이 가사를 정착시키게 된다.

 

한편 독일의 찬미가 학자였던 다니엘(Hermann Adalbert Daniel, 1812~1871)이 1844년에 「찬미가의 보고(寶庫)」(Thesaurus Hym- nologicus)라는 책을 출판해 이 가사의 전통을 잇는다. 한편 이 책을 접한 영국의 성직자이자 찬미가 작가였던 닐(John Mason Neale, 1818~1866)에 의해 영미권에도 이 가사가 널리 퍼지게 된다.

 

<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