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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안명옥 시인 / 고비

by 파스칼바이런 2019. 2. 28.

고비

안명옥 시인

 

 

          한고비가 남았다고 했다

          그 한고비 잘 넘기고 나면 괜찮다 했다

           

          그리고 겨울이 방문했다

          온통 얼음인데 녹이는 방법을 모르고

           

          고비가 오면 고비를 모른 척하나

          고비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조율 안 된 기타 6줄을 연주하다가

          생활이 박자를 놓쳐버린다

           

          인생은 원래 뜻대로 되지 않는 거라고

          텅 빈 하루를 위로하는 저녁

           

          고비사막을 건너갈 때

          힘겨운 시간 곁에 있어준 건 바람과 허공이었다

           

          한 곡 제대로 완주하기 위해 다시 집어든 기타

           

          자꾸 왼손가락이 아프다

 

웹진 『시인광장』 2019년 2월호 발표

 


 

안명옥 시인

2002년 《시와 시학》 신춘문예 당선되어 등단. 저서로는 시집으로 서사시 『소서노』와 『나, 진성은 신라의 왕이다』, 『칼』과, 창작동화로 『강감찬과 납작코 오빛나』, 동화『금방울전』 등이 있음. 성균문학상, 바움문학상 작품상, 만해 ‘님’ 시인상 우수상, 김구용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