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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지율 시인 / 슬리핑 뷰티

by 파스칼바이런 2019. 11. 23.

김지율 시인 / 슬리핑 뷰티

 

 

  자두나무에 자두가

  죽지 않고 틀림없이,

  열릴 거라고 고백해 봐

  자두를 (기다려) 주세요

  자두를 (만져) 주세요

 

  자두의 손을 바지 속에 넣을 거야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불신들은,

  (문장 부호를 확인 할 것)

  절대로 떠나지 않았으며

  절대로 떠나지 않을 것

 

  위 입술은 파란 자두

  아래 입술은 빨간 자두,

  (문장 부호를 다시 확인 할 것)

  자두 마음속엔

  삼백 육십오일 돌멩이 박힌

  기억 없는 일요일 뿐

 

만약에 자두가 나타난다면 불현듯 꿈속에 나타난다면 자두는 잔다르크의 이름을 세 번 부를 거야 내 치마가 저기에 걸려 있다*고 소리칠 거야 미친 복숭아나무 옆에서 이를테면 마취에서 깨어날 때까지 이를테면

 

* 프리다 칼로

 

계간 『시와 경계』 2009년 봄호 발표

 

 


 

김지율 시인

경남 진주에서 출생. 2009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통해 등단.  웹진 『시인광장』 편집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