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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근대)

신동엽 시인 / 너에게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19. 7. 20.

신동엽 시인 / 너에게

 

 

나 돌아가는 날

너는 와서 살아라.

두고 가진 못할

차마 소중한 사람

나 돌아가는 날

너는 와서 살아라.

묵은 순터

새 순 돋듯

허구많은 자연 중(自然中)

너는 이 근처 와 살아라.

 

-<창작과 비평>(1970)-

 

 


 

 

신동엽 시인 / 산에 언덕에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 속에 살아갈지어이.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아.

 

눈길 비었거든 바람 담을지네.

바람 비었거든 인정 담을지네.

 

그리운 그의 모습 다시 찾을 수 없어도

울고 간 그의 영혼

들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아사녀>(1963)-

 

 


 

신동엽[申東曄, 1930.8.18 ~ 1969.4.7] 시인

1930년 충남 부여에서 출생. 전주 사범, 단국대 사학과 및 건국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장시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大地〉가 입선. 1963년 시집『阿斯女』 간행. 1967년 서사시 「錦江」 발표. 1969년 간암으로 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