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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희 시인 / 너는 하얀 누에고치처럼
둥근 허공 아무 것도 갖지 않았으나 다 가진 구(球), 너는 기억의 무덤 말들의 무덤을 파헤치고 허공을 한 줌 쥐어본다
너의 처음과 끝은 직선이었지 그래서 직선밖에 모르는 너 나를 알고 난 이후 구부리기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거는 너
손 안을 펴본다 너를 낚기 위해 우주에 가득 중력파를 깔아 놓았지 네 사랑을 시험하기 위해 중력의 강도는 당연히 다르게 깔지
착한 너는 직진만을 고수한다 바보같은 너는 계속 직진만을 고수한다 나라는 구(球) 안에서 달리고 달리고, 계속 달린다
구(球)안의 모든 에너지가 너를 따라 달린다
나는 손바닥을 들여다 본다 너는 하얀 누에고치처럼 단단한 둥근 말들의 무덤이 된다 감았던 하얀 실을 다시 풀기 위해.
계간 『문학청춘』 2017년 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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