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인과 시(현대)

김윤환 시인 / 노을에 수선화를 피우다

by 파스칼바이런 2019. 12. 3.

김윤환 시인 / 노을에 수선화를 피우다

 

 

무엇으로 원망하랴

서쪽으로만 난 길을

백주에 묻히고 다닌

식욕의 찌꺼기

핏자국마저 곱게 덮어주는

용서의 시간

 

상처도 눈물도

달빛으로 뜨는 시간

육신의 나이를

한 줌 한 줌 파먹고

얻은 화려한 경계

 

어둠을 맞이하고서야

안식을 누리는 빛의 포로들

어둠이 짙을수록

식욕은 잠잠해 지는데

 

오래된 식탁위로

노을이 올라올 무렵

빈들에 노란수선화가 피어나고

그제야 바람으로 떠돌던 나도

그 빛에 노랗게 노랗게 물들겠네

 

웹진 『시인광장』 2019년 8월호 발표

 

 


 

김윤환 시인

1963년 안동에서 출생, 단국대 문창과(문학박사), 1989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그릇에 대한 기억』,『까띠뿌난에서 만난 예수』, 『이름의 풍장』외 다수. 논저 『한국현대시의 종교적 상상력』, 『박목월 시에 나타난 모성하나님』 등, 제3회 나혜석문학상, 장안대 미디어스토리텔링과 출강, 사랑의은강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