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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연숙 시인 / 발소리들
어중간한 층에서 몇 년 살다보면 나도 모르게 발소리 감별사가 된다 발에 깃털을 단 고양이 두 마리와 리듬이 없는, 발소리가 사는 집 이 집엔 낯익기까지 한 위층의 발소리가 함께 산다
층수 잃고 떠도는 발소리가 피아노 소리로 들리고 잠결을 달려오는 심장 속엔 아직도 어린 아이들 몇 쯤 쿵쾅거리며 뛴다
나는 발소리에다 시이즈 붙이는 일을 해보기로 하는 것이다 165, 230, 265의 발소리부터 지름 5cm의 다족류 발소리까지 쿵쾅거리는 피의 보폭에 하나 둘 스티커를 붙이다 보면 빗방울처럼 떨어지는 눅눅한 발소리를 느낀다
물방울 같은 발가락을 쓰다듬으며 입맞춤 해주지 못한 발 꽃잎 같은 맨발의 발소리, 들린다 시간과 공간의 층 사이 옮겨 다니며 얼굴 없는 교류를 하는 시간
태어나지 못한 발소리가 빗물의 보폭으로 침대 위를 뛰어 다닌다
웹진 『시인광장』 2019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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