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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선미 시인 / 고양이 낙법
아무리 숙련된 낚시꾼이라도 한 번 빠지면 빠져나올 수 없는 늪 높은 파도 통제구역, 시멘트 블록
쌓인 시멘트 블록에 푸른 눈빛을 걸쳐놓고 사이사이에 그물망을 엮는다 바닥을 가볍게 딛고 천상의 낙법으로 뒹구는 고양이, 툭
허공을 불러내어 튀어 오르고 있다 눈 속에 푸른빛을 세우고 있다
평생 어둠을 막아서는 서귀포 등대 온몸을 바다에 던진다 던지고 또 던져도 사방으로 덮어오는 어둠
마지막인 듯 저녁 한 끼를 위해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고양이 내공 따라갈 수가 없다
시퍼렇게 눈을 뜨고 저녁을 밝혀 바닥을 뒤집어엎는다는 것
등대의 눈이든 고양이의 눈이든 다를 게 없지만
몸을 순식간에 날려 낚시에 걸린 돔 한 마리 낚아채는 수법
활처럼 휘어 허공을 계단 삼아 튀어 오르는 묘기
고 조그만 발 안에 어둠을 틀어쥐는 힘을 갖는다는 것
얼마나 닳고 닳아야 저 경지에 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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