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신광호 신부 선종 가톨릭평화신문 2021.06.27 발행 [1619호]
“신광호 신부님이 병마를 딛고 일어나 사목 현장에 돌아오리라 모두가 희망했지만 하느님의 뜻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교구장으로서 아들 같은 젊은 사제를 떠나보내는 것이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6월 21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19일 44살의 나이에 췌장암으로 선종한 신광호(베드로) 신부의 장례 미사 강론에서 “착하고 배려심 많은 사제로 말보다는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고, 사목활동에 늘 행복과 기쁨을 느낀 훌륭한 사제였다”고 추모했다.
이어 염 추기경은 “인간적으로 신부님의 죽음의 뜻을 알아들을 수 없지만 믿음에서 볼 때 육신은 죽었어도 영혼은 빛나는 생명을 누리고 있다”면서 “신부님의 죽음이 신부님이 사랑하는 교회와 신자들에게 복음적 삶의 의무를 깨닫게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제수품 동기인 양경모(사목국 노인사목팀 담당) 신부는 고별사에서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양 신부는 “신 신부는 사제로서 죽음 앞에서 두렵지만 자신을 통해 하느님이 활동하신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했다”면서 “두렵고 떨리지만 (결과가) 어느 쪽이든 하느님께 영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 신부의 투병생활을 전했다. 이어 양 신부는 “사제로서의 삶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사목 열정이 깊었던 신부를 떠나보내는 것이 인간적으로 마음이 아프지만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이제는 놔줘야 할 것 같다”며 “신 신부의 유산들이 신자들 사이에 싹트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난 신 신부는 2009년 사제품을 받고 화양동ㆍ응암동ㆍ반포본당에서 보좌로 사목했다. 2016년부터 2년간 호주에서 해외선교를 했으며, 2018년부터 사회사목국 병원사목위원회 소속으로 강북삼성병원 겸 국립중앙의료원 원목실장, 서울대학교병원 원목실장을 지내며 환우들을 위해 영적으로 동반해왔다.
코로나19에 따른 방역지침으로 성당에 들어가지 못한 많은 신자들은 마당에서 미사에 참여하며,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신 신부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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