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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약, 당뇨약, 관절염약… 먹는 순서 있을까?

by 파스칼바이런 2021. 6. 29.

혈압약, 당뇨약, 관절염약… 먹는 순서 있을까?

노인 약물 복용 시 주의 사항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ㅣ 2021.06.19 18:00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 중 6개 이상 약을 처방받는 경우는 86%다. 11개 이상 처방을 받는 경우도 44%에 달한다. 적절한 처방약이라도 5개 이상 약물을 복용하게 되면 약물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또한 노인은 신장, 간 기능이 저하된 경우가 많아 젊은 사람과 같은 약을 먹어도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여러 종류의 약을 복용하는 60대 이상이라면, 부작용 없이 약을 복용할 수 있는 방법과 약물 부작용을 의심증상, 부작용 위험이 큰 약을 미리 알아두자.

 

약 많아 삼키기 어려운데, 한 번에 갈아 먹어도 될까?

여러 종류의 약을 삼키기 어려워 가루약으로 만들어 한 번에 먹으려는 노인들이 있는데, 이는 위험한 행위다.

 

병원약학교육연구원 노인약료 노주현 분과장(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 약사, 노인약료 전문약사)은 "약은 체내에서 충분한 효과를 보거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제형으로 만들어지는데, 마음대로 가루약으로 만들 경우 약효가 저하되거나 부작용이 증가할 수 있어 임의로 갈아서 복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 약사는 "예를 들면 서방정을 가루약으로 만들 경우, 약물의 서방 효과가 사라져 위장 점막이 자극될 수 있으며 고용량의 약물 효과가 나타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고혈압, 당뇨약, 관절염약… 먹는 순서 있을까?

평소 건강관리를 열심히 했더라도 나이가 들면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과 관절염 같은 퇴행성 질환을 피하기 어렵다 보니, 60대 이상이 되면 여러 가지 약을 먹게 된다. 약을 먹을 때면 여러 질환의 약을 동시에 먹어도 되는지 걱정될 때가 있는데, 일부 약만 제외하면 동시에 복용해도 괜찮다. 제때 먹기만 하면 동시에 여러 종류의 약을 먹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노주현 약사는 "음식물이 소화관의 점막을 보호해 위점막 자극을 줄이고,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대부분의 처방약은 식사 30분 후에 동시 복용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예외는 있다. 노주현 약사는 "단, 일부 경구용 항생제와 갑상선호르몬제는 음식이나 칼슘제, 철분제, 제산제 등에 의해 흡수가 감소할 수 있고, 설포니우레아계 당뇨약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식전 복용을 추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에는 식후 30분을 지키려다 약 복용을 잊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하고,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어 정확한 약 복용법은 의사나 약사에게 상담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약물 부작용일까?

젊은 사람들은 먹어도 거의 부작용이 없는 진통소염제, 40~50대에 먹었을 땐 문제 없었던 당뇨약도 60대 이상 노인이 복용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노주현 약사는 "노인의 경우, ▲진통소염제를 복용할 때는 소화불량, 소화기 궤양 ▲당뇨약을 복용할 땐 저혈당증 ▲혈압약은 어지러움, 두통 및 허약감 ▲신경정신계 약물은 구강 건조, 어지러움, 진정, 인지기능 저하, 섬망 악화 등의 약물 부작용이 흔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나면 약물 부작용을 의심하고, 의사·약사에게 상담을 받아야 한다.

 

노인이 먹으면 부작용이 더 큰 약이 있을까?

노인이 복용하면 부작용이 더 많이 발생해, 복용한 다음 부작용 발생 여부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 약물이 있다. 바로 '노인주의약물'이다. 대표적인 노인주의약물로는 ▲삼환계 항우울제(TCA, Tricyclic antidepressant) ▲장기지속형 벤조다이아제핀 ▲정형 항정신병제(전형 항정신병제) 등이 있다.

 

노주현 약사는 "아미트리프틸린, 이미프라민, 노르트립틸린 등 삼환계 항우울제는 복용하고 나서 변비, 요저류(방광을 완전히 또는 전혀 비우지 못하는 것), 구강 건조, 졸림, 어지러움, 낙상 및 안압상승 등이 흔하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장기지속형 벤조다이아제핀은 노인이 복용하면, 체지방이 증가하고 이로 인한 체내 약물축적이 많아져 진정, 어지러움, 섬망 및 낙상 등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장기지속형 벤조다이아제핀 약물로는 클로나제팜, 클로디아제폭사이드, 디아제팜, 플루라제팜 등이 있다.

 

퍼페나진 등 정형 항정신병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신체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노 약사는 "정형 항정신병제를 복용하면 ▲손발 경련, 보행장애 등 파킨슨 증상이나 ▲제대로 앉거나 걷지 못하며, 얼굴 근육 긴장으로 인한 무표정, 음식 삼킴 어려움, 쓰기·말하기의 어려움 등 각종 추체외로 증상(extrapyramidal symptoms) ▲신경인지장애 등에 노출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왜 노인들은 이러한 약을 먹고 부작용이 더 자주 발생하는 걸까? 노주현 약사는 "노화로 인한 생리학적 변화는 약물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 등에 영향을 주기에 약물 부작용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노인은 공존 질환이 늘어나면서 복용하는 약제 종수도 늘어나 약물 부작용 위험 또한 증가한다"고 말했다.

 

치매약도 부작용이 있을까?

60대 이상이 되면 치매와 관련된 약을 먹는 경우가 많다. 치매치료제는 노인을 위한 약이라고 생각해 노인에겐 부작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치매치료제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노주현 약사는 "알츠하이머형 치매치료제인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저해제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은 오심, 구토, 설사 등의 위장장애가 흔하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초기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데, 만일 이상증상이 지속하거나 혈변, 흑변이 보이면 의사와 상담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약사는 "알츠하이머 치매치료제를 불면증 치료제, 우울증 치료제 등과 함께 복용하는 경우, 인지기능이 감소하거나 섬망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