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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를 넘어 뉴트로 감성, IT 제품도 통했다!

by 파스칼바이런 2021. 9. 3.

레트로를 넘어 뉴트로 감성, IT 제품도 통했다!

AhnLab 콘텐츠기획팀 l 2021-09-01

 

 

복고풍을 뜻하는 레트로(Retro)는 옛날에 유행했던 것이 현재에 재조명 받아 인기를 끄는 것을 말한다. 옛날 그 당시의 디자인과 기능을 최대한 되살려 소비자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레트로의 특징이다. 최근에는 레트로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뉴트로(Newtro)'가 유행이다. 복고적인 감성에 현대적인 기술을 접목한 뉴트로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IT 업계에도 옛날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뉴트로 열풍이 불고 있다. IT 시장에 찾아온 뉴트로와 IT 트렌드에 대해 알아본다.

 

 

그야말로 뉴트로 열풍이다. 2000년대 초반의 가요 감성을 깨워 인기를 끈 유야호와 MSG 워너비부터 중장년층 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켜 소주 시장에 파란을 일으킨 진로이즈백,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담배 88을 현대적으로 구현한 88 리턴즈, 편의점에서 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뉴트로 감성의 곰표 맥주, 우리나라 최초의 승용차 포니를 현대 디자인으로 재구성하고 전기차로 부활시킨 뉴트로 포니까지… 몇 년 전부터 대중문화를 비롯해 다양한 업계에서 뉴트로 열풍이 불고 있다.

 

 

싸이월드와 버디버디 뉴트로로 되살아나

 

회원 수 3200만명으로 웬만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회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싸이월드. 170억장의 사진과 5억3000만개의 음원파일, 1억5000만개의 동영상이 저장된 채 문을 닫을 뻔했던 싸이월드가 다시 부활한다. 싸이월드가 뉴트로 열풍에 숟가락을 얻을 수 있는 건 ‘미니미’ 캐릭를는 증강현실(AR) 기반으로 재탄생시키고 도토리를 암호화폐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상표권으로 인해 도토리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암호화폐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의견이 있지만, 시대적 요구에 따른 선택이며 암호화폐가 창출하고 있는 다양한 부가가치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도 지난 2012년 서비스를 종료했던 메신저 서비스 버디버디 홈페이지를 최근 다시 열었다. 홈페이지에는 신발 모양 버디버디 아이콘과 함께 “버디버디가 다시 찾아옵니다”라는 문구로 버디버디 재개를 알렸다. 버디버디는 지난 2000년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2008년에는 회원수 4200만명으로 국내 메신저 점유율 1위(56.21%)에 올라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위메이드는 버디버디의 임시 사이트를 오픈하면서 단순 메신저 형태가 아닌 클럽하우스나 틱톡과 같은 최근 트렌드에 맞춘 SNS로 개발 중이며, 향후에는 네이버제트의 VR·AR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 같은 메타버스 SNS로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뉴트로 음악 재현하는 복고풍 IT 기기들

 

음악을 mp3도 아닌 스트리밍으로 듣는 시대에 카세트 테이프와 LP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자취를 감췄던 LP는 2020년대 뉴트로 열풍을 타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온라인 음반 판매 업체 예스24에 따르면 지난해 LP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6% 성장했다. 2018년 27%, 2019년 24% 증가율을 보이다 2020년 들어 급격하게 판매량이 늘었다. 올해 1분기 역시 전년 동기보다 판매량이 165% 급증했다. G마켓에서는 LP 음반 재생기기 ‘턴테이블’ 매출이 102% 증가했다.

 

ABKO BEATONIC BLD10LP판을 재생하는 턴테이블에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를 결합했다. 턴테이블 디자인을 차용한 게 아닌 진짜 턴테이블로, 벨트 드라이브 시스템을 통해 소음이나 진동 없이 깨끗하게 음악을 재생하고, 플래터 회전 속도를 조정할 수도 있다. 블루투스 5.0도 지원해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연결해 음악을 감상할 수도 있으며, 클래식한 디자인의 핸들 덕분에 휴대도 간편하다.

 

 

KT는 카세트 플레이어를 출시했다. 금속 느낌의 은색 외관에 딱딱한 직선으로 디자인된 카세트 플레이어는 그때 그 시절 감성 그대로다. 버튼을 누르고 테이프를 넣으면 딸각 소리와 함께 음악이 재생된다. 3월 30일까지 사전 예약이 모두 마감됐고 1차 물량은 모두 완판됐다. 몇 년 전부터 두아 리파, 빌리 아일리시, 레이디 가가 등 팝스타는 물론 BTS(방탄소년단)·블랙핑크 등 국내 아이돌 그룹도 디지털 음원과 함께 카세트테이프를 제작해 발매하고 있다. BTS는 지난해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오른 ‘다이너마이트’를 카세트테이프로 제작해 판매했고, 지난 여름 복고 열기에 불을 지폈던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프로젝트 그룹 ‘싹스리’ 역시 카세트테이프로 음반을 발매했다.

 

 

1800년대 축음기의 외형에 나무 질감을 살려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는 뉴트로 감성의 스피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브리츠의 블루투스 스피커 BZ-S2018은 블루투스 모듈을 내장해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을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 외부입력(AUX) 기능도 지원해 블루투스를 지원하지 않는 기기와 연결이 가능하고, USB 재생 기능도 갖추고 있다. 7.5W+7.5W 출력의 프리미엄급 스피커와 양쪽에 52㎜ 대형 유닛을 장착해 중저음부터 고음까지 균형 잡힌 소리를 들려준다.

 

 

삼성전자는 무선 이어폰인 갤럭시 버즈 프로를 출시하면서 구매자들에게 애니콜 스페셜 커버를 나눠줬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개발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이건희폰’이라고 불리는 애니콜T100 모델(2002년 출시)과 벤츠 자동차를 닮아 ‘벤츠폰’이라는 별명이 붙은 애니콜E700(2004년 출시) 모델을 본떴다. 두 제품은 기대 이상의 인기를 모아 주문이 폭주했다. 삼성전자는 또 1999년 선보인 일명 ‘깍두기폰’(애니콜 A100 미니폴더) 커버 디자인을 추가로 출시했다. 당시의 애니콜을 그대로 재현해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킨 것은 물론, 폴더폰에 대한 추억이 없는 젊은 세대에게도 레트로 감성을 자극해 인기를 끌었다.

 

 

카메라 시장도 뉴트로 열풍

 

디지털 카메라에 밀려 아예 자취를 감춘 필름 카메라도 선보였다.

 

 

한국후지필름은 롤필름이 들어있는 일회용 필름카메라 퀵스냅을 선보였다.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카메라와 달리 사진 한 장 한 장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퀵스냅의 매력으로 꼽힌다. 퀵스냅은 사이즈가 작고 가벼워 피크닉, 캠핑 등 야외활동 시 들고 다니기 편하고,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필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후지필름은 DSLR, 미러리스는 물론 옛날 필름 카메라 시절의 디자인과 조작성을 살린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 X100 시리즈도 선보이고 있다. 후지필름 X100V는 알루미늄을 특수 가공한 외장재를 바탕으로 옛날 필름 카메라 시절 디자인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다이얼 조작을 통해 클래식 카메라 시절의 촬영도 재현했다. 필름 카메라 특유의 색감을 재현하려는 다양한 사진 효과도 돋보인다. 틸트식 액정 모니터와 정확한 AF로 편의성도 살렸다.

 

 

니콘에서도 뉴트로 감성의 미러리스 카메라 니콘 ZFC를 발표했는데, 디자인 모티브가 장롱 카메라의 대명사라 불리는 니콘 FM2를 닮았다. 블랙 컬러 외에도 바디 컬러는 화이트, 핑크, 민트, 그레이, 오렌지, 베이지까지 다양한 컬러로 과거의 디자인을 현대의 디지털 카메라로 재해석했다. 상단의 버튼 배열이나 디자인은 필름카메라의 클래식한 느낌을 준다.

 

 

백색 가전까지도 확산된 뉴트로 열풍

 

전자업계 뉴트로 바람은 TV, 냉장고 등 덩치 큰 일반가전에서 먼저 나타났다. LG전자는 가장 대표적으로 201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가전제품에 복고 디자인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입혀 왔다. 지난 2010년 자사의 첫 TV와 비슷한 디자인을 채용한 마지막 브라운관 TV가 큰 사랑을 받자, 3년 뒤 자사 액정표시장치(LCD) TV에 '클래식 TV'라는 이름을 붙여 디자인을 이어받았다. 클래식 시리즈는 다른 가전으로 확대 적용되기도 했다.

 

클래식 TV로 재미를 본 LG전자는 몇 년 뒤 이와 비슷한 디자인의 '루키 TV'를 출시했다. 전작보다 더 둥글둥글해진 이 제품은 테두리(베젤) 하단에 옛 TV의 다이얼 디자인을 연상시키는 조그 버튼을 적용했다. 디자인은 '복고풍'이지만 스마트TV로서의 역할도 충실해 유튜브, 넷플릭스 시청이 가능했다.

 

 

백색가전 제품 중에서 특히 레트로 디자인이 활발히 쓰이는 분야는 냉장고다. 초창기에는 이탈리아의 스메그가 큰 인기를 끌었다. 신혼부부들의 혼수용 냉장고와 부티크 호텔의 인테리어용으로 호응을 얻으며 한때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이후 한국 브랜드도 레트로 냉장고에 가세했다. 대우전자가 ‘더 클래식’ 시리즈로 포문을 열었고 위니아의 ‘모던레트로’, 서울전자의 ‘벨’ ‘쿠잉’ ‘갈란츠’ 등의 레트로 냉장고가 선보였다. 삼성전자도 2012년 이후에 꾸준히 레트로 디자인의 냉장고를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