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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진의하 시인 / 10월이 오면 외 2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2. 14.

진의하 시인 / 10월이 오면

 

 

자연은

비우는 법을 알아

토실토실 가꾸어온 결실

미련 없이 훌훌 털어주네

 

허공에 놀다가는 구름자락처럼

임자가 따로 없는

세상살이의 윤회

출렁거리는 메아리의 의미는

선회하는 빈잔

 

채우고 마시고

비우고 채우는 동안

홍안의 붉은 넋

 

때 묻은 온갖 시련 미련 없이 털어내며

너훌너훌 춤을 추는

10월은

비움으로 넉넉한 잔치 마당이라네.

 

 


 

 

진의하 시인 / 술잔

 

 

누군가를위하여

가슴을 비우고 태어난

술잔

외로운 이의슬픔이건

즐거운이의 축배이건

마음맞는 사람끼리 마주앉아서

오순도순 주고받는잔

이승의 소금기 절인가슴

목이마른갈증

가시달린 세상을 살아가면서

마실수록 붉게만 타오르는

너는장미였다네

그누구와의 만남이든

비워서 배푸는자리

비울수록 하늘하늘 나부끼는

꽃이었다네

 

 


 

 

진의하 시인 / 박꽃

 

 

비포장길 끝 동네

개 짖는 소리 들리는 초가지붕엔

달빛만 먹고

줄기줄기 뻗어가는 하얀 박꽃

고샅길 지붕지붕마다

마음을 다 비운

가난한 그 박꽃

 

 


 

竹田 진의하 시인(晉宜夏)

1940년 전북 남원 출생. 일본예신대 동 대학원 졸업. 한국문학예술신인상. 국제 펜클럽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전북문인협회 회원. 한국미래문학연구원 회원. 국제문화예술협회 중앙위원. 대한민국서화협회 이사. 제13회 동백문화상. 제2회 조선문학상. 일본예술문학상(문학부분). 제2회 서포문학상. 제7회 열린문학상. 시집: <겨울가로수>. <꽃등 밝혀 길을 열고>. <잠들지 않는 나무는 열매를 맺는다>. <굽이치는 강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