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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봉건 시인 / 피아노
피아노에 앉은 여자의 두 손에서는 끊임없이 열 마리씩 스무 마리씩 신선한 물고기가 튀는 빛의 꼬리를 물고 쏟아진다.
나는 바다로 가서 가장 신나게 시퍼런 파도의 칼날 하나를 집어 들었다
전봉건 시인 / 과수원과 꿈과 바다 이야기
이 창가에서 들어요 둘이서만 만난 오붓한 자리 빵에는 쨈을 바르지요
오 아니예요 우리가 둘이서 빵에 바르는 이 쨈은 쨈이 아니라 과수원이예요 우리는 과수원 하나씩을 빵에 얹어 먹어요
이 불빛 아래서 들어요 둘이서만 만난 고요한 자리 잔에는 포도주를 따르지요 오 아니에요 우리가 둘이서 잔에 따르는 이 포도주는 포도주가 아니라 꿈의 즙 우리는 진한 꿈의 즙을 가득히 잔에 따라 마셔요
나는 당신 앞에 당신은 내 앞에 둘이서만 만난 둘만의 자리 사실은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오 배가 불러요 보세요 우리가 정결한 저를 들어 생선의 꼬리만 건드려도 당신과 내 안에 들어와서 출렁이는 이렇게 커다란 바다 하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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