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원태 시인 / 강 건너는 누떼처럼
먼 우레처럼 다시 올 것이다. 사랑이여,
그것을 마라 강 악어처럼 예감한다
지축 울리는 누떼의 발소리처럼 멀리서 아득하게 올 것이다. 너는.
한바탕 피비린내가 강물에 퍼져가겠지 밀리고 밀려서, 밀려드는 발길들 아주 가끔은, 그 발길에 밟혀 죽는 악어도 있다지만 주검을 딛고, 죽음을 건너는 무수한 발굽들 있다
어쩔 수 없이, 네가 나를 건너가는 방식이다
엄원태 시인 / 9월
치르르르르르르르르 자전거 체인 소리에 비켜서며 돌아보니, 없다!
풀숲 여치 울음은, 꼭 뒤통수에 바짝 달라붙는다
돌아서고 나서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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