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181. 도덕률 (「가톨릭교회 교리서」 1949~1953항) 교회는 ‘사랑의 법’이 지켜지는 공동체 가톨릭신문 2022-08-21 [제3307호, 18면]
예수님 십자가 모범이 법이며 완전한 사랑의 공동체인 교회 그 안에 계속 머물러 있을 때 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돼
이탈리아 몬레알레 대성당 모자이크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의 포옹’(작가 미상). 성경에 “하느님을 찬미하며 온 백성에게서 호감을 얻었다”라고 기록될 만큼 초대교회는 사랑의 법이 철저하게 지켜지는 공동체였다.
의지력이 약해 담배를 끊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래도 담배를 끊을 방법이 있을까요? 어떤 이들은 금연보조제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런 약으로도 금연 성공률은 20% 전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담배를 구할 수 없는 무인도에 가면 어떨까요? 그러면 삶의 질이 함께 떨어지기 때문에 좋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담배 안 피는 나라로 가면 됩니다. 뉴질랜드에서 새로운 법이 통과되면 2009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은 앞으로 담배를 평생 구매할 수 없게 됩니다. 미래의 뉴질랜드에서 살면 저절로 금연자가 되는 것입니다. 아마 담배 연기가 싫은 사람에게 가장 매력적인 나라가 뉴질랜드가 될 것입니다.
모든 생명체는 모입니다. 그런데 집단이 형성되려면 모이게 만드는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모기와 기생충은 ‘먹이’라는 매개체를 중심으로 모입니다. 생존의 법칙만이 지배하는 모임입니다. 늑대도 모입니다. 무리를 형성합니다. 이것들은 서로 협조해야만 생존이 가능한 동물들입니다. 늑대는 한 마리가 다치면 그를 버린다고 합니다. 최대 다수의 생존을 위해서입니다.
반면 인간은 가족 공동체를 형성합니다. 가족도 법이 있습니다. 만약 남편이 돈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던가 아내가 자녀를 낳기를 거부하거나 혹은 아이가 가출해버리면 그런 가족은 진정한 가족 형태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가족 공동체 안에는 사랑의 법이 존재합니다. 사랑을 배우려면 사랑의 법이 지배하는 가정에 머물러야 합니다.
가족 공동체보다 더 극한의 사랑이 요구되는 공동체가 있습니다. 바로 교회입니다. 교회 안에서는 예수님 십자가의 모범이 곧 ‘법’입니다. 교회를 넘어서는 더 완전한 사랑의 공동체는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를 “법의 마침”(1953)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죄에서 벗어나 그리스도 사랑을 배우려는 이들은 교회라는 나라에 머물면 됩니다. 하느님의 “영원법”(1951)에 의해 지배받는 교회의 법은 “하느님의 사랑에서 벗어나게 하는 악의 길을 피하라”(1950)고 가르치며 죄의 노예 생활에서 벗어나게 하고 우리를 “약속된 행복”으로 이끕니다. 담배가 싫은 사람에게는 뉴질랜드가 천국이 되는 것처럼, 죄가 싫은 사람에게는 교회가 천국이 되어야 합니다.
교회는 죄인들이 모인 공동체이지만 동시에 죄에서 벗어나려는 이들의 모임입니다. 교회는 그 안에 머물기만 하면 저절로 죄에서 벗어나는 공동체입니다. 이러한 매력과 효과가 있는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교회라는 울타리 선이 명확해야 합니다. 그래야 죄를 벗어나려는 이들에게 매력을 가집니다. 그러려면 사랑의 법이 철저하게 지켜지는 공동체여야 합니다.
사랑은 내어주는 것입니다. 초대교회에서 이 법이 얼마나 철저히 지켜졌느냐면, 하나니아스와 사피라 부부는 가진 재산의 ‘절반만’ 교회에 봉헌했기 때문에 하느님으로부터 진노를 사서 죽었습니다.(사도 5,1-11 참조) 초대교회 때는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무척 무서운 분으로 여겨지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철저한 규정이 지배하는 공동체였기 때문에 세상에 매력을 풍길 수 있었습니다. 성경은 초대교회 공동체가 “하느님을 찬미하며 온 백성에게서 호감을 얻었다”(사도 2,47)라고 말하고, 이 때문에 “주님께서는 날마다 그들의 모임에 구원받을 이들을 보태어 주셨다”(사도 2,47)라고 증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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