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종환 시인 / 새
세상을 다 가져라, 바람아 연탄아궁이의 사랑과 백년 숲 속에서 굽는 바비큐 그것은 네 몫이 아니려니와 밥 짖는 냄새 낙엽더미 태우는 연기 그 어느 화장장의 굴뚝 냄새를 맡으면서도 너는 지는 석양을 지지배배 노래하려니와
너의 정갈한 몸가짐처럼 바람 소리는 너의 깃털 터는 소리로 출발해서 가없는 파도소리로 되돌아옴으로, 세상을 다 가지고도 세상모르는 너의 생이 하늘의 부레옥잠처럼 떠있네 이 세상 모든 바람을 날아본 너의 날갯짓 새야, 네가 하늘을 만들고 숲 속에 하늘의 무한을 무수히 풀어놓는다
-시인시각 2007 봄호
주종환 시인 / 세상 구경 어려워
산으로 가는 길 바다로 가는 길 강으로 가는 길 시냇가, 계곡으로 가는 길 들판으로 가는 길 떠오르는 해, 지는 석양 구경 가는 길을 다 철책과 장벽으로 막아놓은 길들 이 세상 모든 길이 다 막혀 있어도 매일처럼 다가오는 빛 햇빛, 달빛, 그리고 별빛 길이 사라지는 곳에서 시작되는 그 빛 그 눈빛을 공유한 우리는 아직 살아있네, 살아 남아서 마음으로 발을 동동 구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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