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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욱 시인 / 별의 감옥
별을 가두는 일은 도시에서부터 시작됐다. 갓길마다 줄 맞춰 기둥을 세웠고, 기둥의 가장 외로운 자리에 유리로 상투를 틀고 갓을 씌웠다. 도시는 대규모의 공동 제단祭壇이 되었다. 별을 가두는 사람이 늘어날 때마다 행인들은 전보다 낮은 곳을 바라보며 걷게 됐다. 별빛만을 파는 조명가게도 생겨났다. 다양한 모양으로 유리를 주무르는 손에 따라 별빛은 가장 구석진 자리까지 빠져나갈 곳을 찾고 있었다. 그 발버둥은 원래보다 더 선명한 빛을 발했고, 환호하던 사람들은 더욱 좁은 곳에 별을 가두곤 했다. 별빛을 팔기 위해 하늘의 별을 없애는 자들이 생겨났다. 별을 독점하기 위해선 하늘은 어두워야 한다. 그들은 도시에서 시작된 암세포를 시골의 하늘에도 이식하기 시작했다. 납치 행각을 들키지 않기 위해 유행을 만들었다. 별이 떨어지는 밤이면 사람들은 소원을 빌게 됐고, 별의 꼬리마다 소원을 적은 리본이 묶이곤 했다. 방안에서도 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따금 외로운 사람들은 자신에게 별을 선물하곤 했다. 누군가의 괴로움을 보는 것은 상대적으로 행복하다. 미처 다 치지 못한 커튼 사이로 달이 오래 머물다 간다.
『포엠포엠』 2021-가을(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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