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인과 시(현대)

황금찬 시인 / 접동새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6. 2. 17.
황금찬 시인 / 접동새

황금찬 시인 / 접동새

 

 

이제는 아무것도 바랄 수 없는

성(城)마루에서

접동새가 운다.

 

사람은 가고

성터는 남아

무상함이 이리도

새삼스럽다.

 

무너진 성돌 위에 푸른 이끼

세월을 남기고 간

슬픈 얘기여

 

다 가는 것이

성줄기마저 가라앉으면

텅빈 하늘 아래

저녁 놀만 타리라.

 

낡은 성문에 기대 서서

나도 갈 것을 생각하여 본다.

 

흐르는 강물

세월은 흐르는데

 

꽃처럼 피었다 진

옛날을

접동새 운다.

 

 


 

 

황금찬 시인 / 경주를 지나면서

 

 

저녁 노을 피는

하늘가엔

먼 사연이 잠이 들고

 

들국화

산길엔

목동만

내린다.

 

첨성대 안압지

돌아가는

나그네 봇짐에 어스름이 실리고

 

어디를

갔느냐

아득히 불러도

서라벌 천 년 배 떠난 나루!

 

 


 

황금찬(黃錦燦) 시인 (1918년-2017년)

1918년 강원 속초시 출생. 1947년 <새사람>에 처음으로 시를 발표. 1951년 시 동인 '청포도'를 결성. 1953년 <문예>지에 <경주를 지나며>가 추천되어 등단. 시집 <현장> <고향의 소나무>. 강릉농업고등학교, 서울 동성고등학교 교사 역임, 1978~80년 중앙신학대학 기독교문학과 교수, 1980년~94년에는 추계예술대학, 숭의여자전문대학, 한국신학대학에서 강의. 1996 대한민국문학부문문화예술상. 1992 문화의 달 보관문화훈장. 1990 서울시 문화상. 1982 한국기독교 문학상. 1973 월탄문학상. 수상.